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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은행권 상생금융, 더 많이 더 빨리 지원 결정하길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10 19:07

수정 2023.12.10 19:07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 대상
개별 150만원·총2조원 윤곽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 창구. /사진=뉴시스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 창구. /사진=뉴시스
금융권의 상생금융 방안이 드디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은행권 민생금융 지원방안 태스크포스(TF)'가 지난 7일 비공개회의를 열어 구체적 상생금융 대책을 논의했다. 상생금융의 대상은 2023년 말 기준으로 금리가 5%를 초과하는 기업 대출을 보유한 자영업자·소상공인이다.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부담을 더는 데 초점을 맞췄다. 총지원 규모는 약 2조원에 이른다. 은행연합회 회원 은행들의 2022년 당기순이익(18조9369억원) 기준으로 약 10%에 해당하는 액수다.
이 방안이 확정되면 개인별로 최대 150만원의 이자를 돌려받게 된다. 납부할 이자의 일부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캐시백 형태다.

최종적 상생금융 방안을 도출하기까지 풀어야 할 변수가 몇 가지 남아 있다. 이 가운데 최대 난관은 은행별 지원금액을 배분하는 기준이다. 이 기준 설정에 따라 은행마다 떠안아야 할 지원액이 결정되는 만큼 최종 협의 과정에서 의견차가 생길 수 있다.

그럼에도 금융권의 상생금융 방안이 조속히 확정 집행되는 게 바람직하다. 사실 이번에 거론된 금융권의 상생금융 방안은 대통령실과 여야 정치권이 금융권의 이자수익을 질타하면서 벌어졌다. 금융권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상생금융 방안을 꺼낸 처지이다. 현재 윤곽이 드러난 상생금융 대상과 규모도 이런 외부압력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 대통령실에서 자영업자의 은행권 종속 문제를 꺼내든 게 상생금융 대상을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으로 정한 빌미가 됐다고 볼 수 있다. 더구나 상생금융 규모를 정하는 건 훨씬 더 어려운 일이었다. 얼마나 많은 지원금을 내놔야 하는지 누구도 선뜻 꺼내기 힘든 분위기였다. 그야말로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 식이다. 급기야 정치권에서 금융권을 겨냥한 횡재세 도입을 압박하면서 2조원대 상생금융 규모로 수렴했다. 타율로 시작된 상생금융 논쟁이 자율협약이란 형식적 간판 아래 마무리 단계까지 온 셈이다.

상생금융 방안 도출 과정이 매끄럽진 않았지만 서둘러 마무리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 남은 협의기간 지원대상은 더 넓고 지원규모는 더 많이 신속하게 집행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게 바람직하다.

그 이유는 고금리·고물가 여파에 따른 자영업자들의 위기가 극에 달하고 있어서다. 다중채무와 대출금 돌려막기 등 악성채무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부실대출 규모는 어차피 은행의 건전성을 해친다. 연체상태가 심화되고 최악의 경우 파산으로 치달을 경우 금융권의 피해도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금융권에 대한 정치권과 일반 여론의 불신을 씻어내기 위해서라도 이번 상생금융 방안을 하루빨리 마무리 지어야 한다. 야당은 10일 내놓은 '횡재세 주요 쟁점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횡재세 법안을 발의해 금융권을 제도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횡재세 도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많다.
한국금융연구원은 횡재세 도입 시 헌법상 재산권 침해, 이중과세 금지 위반, 평등권 침해 등 법률리스크 발생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의 압박에 휘둘려 상생금융안을 내놔봤자 크게 호응을 얻기 힘들다.
금융기관의 사회적 역할을 보여주고 기업가치도 훼손시키지 않으려면 금융권의 자율적 의지로 지속가능한 상생금융 방안을 내놓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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