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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질적 축산 악취 '해결'…익산은 전부 사버렸다

강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11 11:31

수정 2023.12.11 11:31

2010~2023년 익산 왕궁 한센인 정착 농원 축사매입 추진
축사 매입 사업 이후 수질오염 95%, 축산악취 90% 저감 성과
전북 익산 왕궁면 축산단지에 있던 농장 자료사진. 익산시 제공
전북 익산 왕궁면 축산단지에 있던 농장 자료사진. 익산시 제공


【파이낸셜뉴스 익산=강인 기자】 전북 익산지역 오랜 숙원인 왕궁 축산단지 악취 문제가 사라졌다.11일 익산시에 따르면 최근 왕궁면 정착 농원에 남아있던 마지막 농가와 매입 계약을 체결하고 소유권을 이전하면서 '현업축사 매입사업'에 종지부를 찍었다.

왕궁 정착 농원은 1948년 한센인 격리 정책 일환으로 조성됐다. 정부가 강제 이주시킨 한센인들에게 축산업을 장려하면서 왕궁 한센인 정착촌을 중심으로 주민 생계를 목적으로 한 축사가 난립했다.

축사가 밀집하자 악취 문제가 심화됐다. 비가 내리는 날이면 축분이 만경강으로 떠내려가 수질을 오염 시켰다.
결국 호남고속도로 광범위한 악취와 새만금 수질오염 주범으로까지 지목됐다.

이에 2010년 정부 7개 부처가 합동으로 '왕궁 정착 농원 환경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왕궁면 일대 축사 매입을 시작했다.

전북지방환경청 주도로 전북도와 익산시가 힘을 합쳤다. 당초 5년 계획이었지만 협의 과정에서 난항을 겪었고, 예산 부족 등 문제가 이어지며 204개 축사를 매입하는데 무려 13년이 걸렸다.

정헌율 전북 익산시장이 왕궁면 축산단지를 찾아 축사 매입 사업 현황을 점검하는 모습. 익산시 제공
정헌율 전북 익산시장이 왕궁면 축산단지를 찾아 축사 매입 사업 현황을 점검하는 모습. 익산시 제공


정부와 지차제의 오랜 노력 끝에 축사 매입 진행됐고, 왕궁 일대 환경오염 지표가 눈에 띄게 향상됐다.

수질기준 척도가 되는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이 95% 개선됐고, 복합악취는 90% 저감됐다. 멸종위기 생물인 수달도 돌아왔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왕궁 현업축사 매입사업은 수질개선 종합대책 평가에서 정부 우수 사례로 여러 차례 선정됐다.

축사매입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국내외 훼손 생태계 복원의 모범사례가 될 상징적 자연환경 복원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다.

왕궁 정착 농원은 올해 환경부 자연환경 복원 시범사업에 선정됐다.
단절된 생태축을 연결해 핵심 보호구역으로 조성하고, 한센인 이주의 역사적 공간을 치유와 회복의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체계적 생태복원이 추진될 예정이다.

특히 지난해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채택된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GBF)'가 전 국토의 훼손된 생태계 30% 이상 복원 목표를 제시하고 있는 만큼 자연환경 복원에 대한 국제사회 요구에 부합한다는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경진 익산시 녹색도시환경국장은 "왕궁축사매입 사업을 마무리할 수 있게 협조해주신 한센인 축산농가를 비롯한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라며 "훼손된 자연환경 복원을 통해 왕궁정착농원이 기후변화 위기의 허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녹색정원도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전했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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