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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엔 '취불'" 8개 여행사 소비자에 갑질…대한항공 등 24시간 내 '즉각 환불'

홍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12 12:00

수정 2023.12.12 12:00

자료사진.뉴스1
자료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주말 공휴일은 정상업무가 없어 당일취소 불가" -인터파크트리플 약관
"항공권 취소는 발권 당일 17시전까지 요청 시 가능하며, ...중략... (주중 업무시간 9~17시 내 신청된 건만 가능. 익일 이후 환불 접수)" -하나투어 약관
"환불접수 가능시간 : 영업일(평일 09:00~17:00, 주말/공휴일 제외)만 가능합니다" -온라인투어 약관

공정거래위원회는 8개 국내 주요 여행사가 사용하는 국제선 항공권 온라인 판매약관을 심사해 영업시간 외 취소업무처리 불가 조항, 환급정산금 지연 반환 조항 등 불공정약관을 시정했다고 12일 밝혔다.

문제가 된 여행사는 노랑풍선, 마이리얼트립, 모두투어네트워크, 온라인투어, 인터파크트리플, 참좋은여행, 타이드스퀘어, 하나투어 등이다.

주말, 공휴일 등 영업시간 외 취소불가

이들 8개 여행사는 주말·공휴일, 평일 5시 이후 등 영업시간 외에 국제선항공권을 판매는 하면서 구매취소업무는 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만들었다.

이로 인해 고객이 취소의사를 표시한 날보다 실제 취소처리를 하는 날이 늦춰졌고, 불필요한 취소수수료를 내거나, 추가로 부담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문제는 고객이 항공권을 발권한 당일에 취소할 경우, 항공사 시스템 상으로는 수수료 없이 취소처리가 가능했다는 점이다. 여행사가 영업시간 외에는 당일 취소접수를 하지 않음으로써 고객은 불필요한 취소수수료를 지불하게 됐다.


심지어 델타항공, 루프트한자항공, 아메리칸에어라인, 애티하드항공, 에어캐나다, 유나이티드항공 등의 경우, 발권 후 24시간 이내 고객의 취소 요청이 있을 경우 취소수수료 없이 취소가 가능했다.

하지만 여행사가 영업시간 외에 해당될 경우 취소접수를 하지 않아 고객이 불필요한 취소수수료를 지급하게 됐다.

공정위는 "영업시간 외에 당일취소 및 24시간내 취소를 제한하는 조항은 부당한 약관"이라며 "우선적으로 여행사들에게 시정을 요청했고, 여행사들은 이를 반영해 항공사의 취소수수료가 부과되지 않도록 시정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등 24시간 내 무료취소
아울러 공정위는 대한항공 등 16개 항공사에 24시간 내에 수수료 없이 취소할 수 있도록 항공사 시스템 개편을 요청했다.

이로써 22개 국내취항 주요 국제선 항공사들의 경우 직접판매뿐만 아니라 여행사를 통한 판매에서도 24시간 내 무료 취소 시스템을 적용하게 됐다.

24시간 내 무료 취소가 가능해진 항공사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에어뉴질랜드, 에어부산, 에어서울, 에어프랑스,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 일본항공, 전일본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KLM네덜란드, 폴란드항공, 티웨이항공, 하와이안항공 등이다.

공정위는 이들에 대해서는 국토부가 실시하는 ‘항공교통서비스평가’에 적극적으로 반영되도록 협의할 예정이다.

취소 뒤 환불에 최장 90일 소요

고객의 취소가 확정되더라도 환불을 받는 기간이 접수일로부터 영업일기준 20~90일(최장 4개월 이상) 소요된다는 조항에 대해서도 부당하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이에 여행사들은 환불기간을 14일~15일 이내로 단축해 정산금을 반환하도록 하고, 환불기간이 추가로 소요될 경우에는 고객에게 개별 고지하도록 약관을 시정했다.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여행사를 통해 온라인 항공권을 구매하는 소비자 불만이 폭증했다. 2022년 1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항공권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총 2576건으로, 이 중 여행사를 통해 구매하여 발생한 피해가 63.8% (1643건)에 달했다.


공정위는 "소비자가 부득이한 사정으로 구매취소를 하게 될 경우 같은 항공권임에도 여행사에서 구매하였다는 이유로 예상외의 경제적인 불이익을 당할 위험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며 "앞으로도 항공, 여행 등 레저분야에서의 불공정약관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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