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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은 역대 가장 따뜻한 겨울...왜? [알송달송 과학]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13 06:00

수정 2023.12.13 06:00

[파이낸셜뉴스] 지난 주 금요일부터 주말까지 겨울이 아닌듯한 이상기온을 보였습니다. 전국 여러 지역에서 20도가 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봄에 볼 수 있는 개나리와 벚꽃이 피는 곳도 있었습니다.

이처럼 겨울이 아닌 겨울을 보내고 있는데요. 중국과학원 대기물리연구소 단기 기후예측팀이 올해 겨울은 지구 역사상 가장 따뜻한 겨울이 될 확률이 95%라고 했습니다. 또 한구의 과학자들도 해류의 온도변화에 의해 한파가 오거나 이상고온이 발생한다고 얘기했습니다.

지난 8일 경북 포항시의 낮 최고기온이 20도까지 올라가자 반바지 차림의 시민이 친구와 함께 영일대해수욕장 해안길을 걷고 있다.<div id='ad_body2' class='ad_center'></div> 뉴스1 제공
지난 8일 경북 포항시의 낮 최고기온이 20도까지 올라가자 반바지 차림의 시민이 친구와 함께 영일대해수욕장 해안길을 걷고 있다. 뉴스1 제공
엘니뇨 현상으로 따뜻한 겨울

이렇게 따뜻한 겨울이 오는 원인은 무엇일까요.

중국 과학자들은 자체 개발한 여러 기후 예측 시스템을 활용해 내년초까지 이어지는 겨울 이상현상을 조사해 국제 학술지 '대기 과학의 발전(Advances in Atmospheric Sciences)'에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논문에서는 엘니뇨 현상과 장기적인 지구 온난화 추세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겨울 날씨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특히 유라시아 중저위도 지역과 아메리카 대부분의 지역은 유난히 따뜻한 겨울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습니다.

특히 올 겨울은 해양과 대기의 변동을 파악하고 연구하는 데에 사용하는 엔소(ENSO) 지수가 높아 동태평양에 엘니뇨 현상이 임박했다고 합니다. 엘니뇨 현상은 페루와 칠레 연안에서 일어나는 해수 온난화 현상입니다. 이 현상이 12월에 발생해 크리스마스와 연관시켜 아기 예수의 의미를 가진 엘니뇨라고 부르게 됐다고 하네요. 즉, 북서태평양에서 이상 고기압 활동을 일으켜 동아시아와 북미의 겨울 기후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습니다.

아무튼, 중국 과학자들은 중국 지역의 온도는 평년 기온의 두 배를 넘어서 1991년 이후 가장 기온이 높은 겨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렇다면 중국과 인접해 있는 우리나라도 비슷하게 겨울 같지 않은 겨울을 보낼 가능성이 높을 것 같습니다.

지난 8일 낮 최고기온이 20도에 육박해 포근한 날씨를 보인 강원 강릉시 경포도립공원에 개나리가 피었다. 뉴스1 제공
지난 8일 낮 최고기온이 20도에 육박해 포근한 날씨를 보인 강원 강릉시 경포도립공원에 개나리가 피었다. 뉴스1 제공
쿠로시오 해류 온도가 겨울 날씨 결정

우리나라 과학자들도 이상고온과 이상한파가 생기는 원인을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했습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지속가능환경연구단 성미경 박사와 연세대 비가역적기후변화 연구센터 안순일 교수는 대서양의 걸프류, 태평양 쿠로시오 해류의 해양전선 지역에 너무 많은 열이 축적되면서 이상기후가 발생한다고 했습니다. 이 해양전선 지역이 온도조절기로 작용하면서 겨울철 이상고온과 한파의 빈도를 조절한다는 것입니다.

한국 과학자들의 논문에 따르면, 해양전선 지역에 열이 축적되는 과정은 수년에서 길게는 수십 년까지 지속됩니다. 해양전선 지역이 차가워지는 시기에는 대륙 지역에 겨울철 이상고온이 지속되면서 온난화가 급격히 가속화된 것처럼 보입니다. 반대로 이 기간에 대륙 지역에서는 지구 온난화 추세를 거스르는 온난화 정체기가 나타날 수 있는 거죠.

즉 해양전선의 열 축적이 해소되는 시기가 돌아오면 겨울철 이상고온 문제가 심각해집니다. 올해가 이러한 시기인 듯합니다.

연구진은 앞으로 지구온난화가 더욱 심화돼 해양의 구조가 변화하면 이러한 지역 기후의 변동 양상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특히 북미 지역은 점차 온난화 정체기가 짧아지고 횟수도 줄어드는 반면,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온난화 정체기와 가속기가 더욱 빈번하게 교차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하네요.

이러한 결과들을 보면 우리가 더욱 더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생활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과학자들이 연구한 기후모델을 사용하면서 겨울철 에너지 수요를 미리 전망해 볼 수 있을겁니다.
이와함께 2021년 겨울의 이례적인 혹한으로 일어났던 미국 텍사스주 대규모 정전 사태 같은 일도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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