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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폴란드 정권 교체, K방산 수출 리스크 최소화해야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13 18:17

수정 2023.12.13 18:17

총 20조 중 3조에 문제 소지
정부와 업계 난관 힘 모아야
폴란드 토룬 포병사격장에서 우리나라가 수출한 K9 자주포가 발사 훈련을 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사진=뉴스1
폴란드 토룬 포병사격장에서 우리나라가 수출한 K9 자주포가 발사 훈련을 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사진=뉴스1
'K-방산'의 폴란드 수출전선에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 폴란드 야권 연합을 이끌던 도날트 프란치셰크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전 상임의장이 신임 폴란드 총리로 확정됐기 때문이다. 8년 만에 정권교체에 성공한 투스크 신임 총리는 "우리는 함께 모든 것을 바로잡을 것"이라며 대대적인 전 정권 차별정책을 내세웠다.

13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폴란드 새 정부는 전 정부 시절 추진된 각종 정책이나 핵심사업을 번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이미 체결된 20조원 규모의 한·폴란드 간 방산계약 진행에 불똥이 튈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10월 총선에서 패배한 법과정의당(PiS)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정권교체 1주일 전인 지난 4일 체결한 K9 자주포 152문(3조원) 계약이 문제가 될 소지가 높다.

실제 야권 연합 소속 시몬 호워브니아 하원의장은 "임시정부가 서명한 합의는 무효가 될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차기 국방장관 후보로 내정된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아크-카미시는 "한국 기업과 체결한 방산·군비 계약을 다시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은 무기 수출계약이 무산될 수 있다고 잇따라 보도했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폴란드와의 방산계약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본격화했다. 군사·안보적 위협에 노출된 폴란드는 2023년 국방 관련 예산을 2배 이상 증액하며 무기 현대화를 꾀했다. 지난해에만 K-2 전차 1000대, K-9 자주포 672문을 비롯해 다연장로켓(MLRS) 천무와 FA-50 경공격기까지 이른바 '4종 세트'를 한국으로부터 대량구매하는 계약을 맺었다.

폴란드의 새 정부가 전 정부의 정책을 재검토하는 것은 정부 교체 과정에서 이뤄지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하다. 폴란드는 실제로 지난 2015년 에어버스 헬기 50대를 프랑스로부터 도입하기로 한 전 정권의 가계약을 새 정부가 파기하고 미국산 헬리콥터를 사들였다.

어느 정도 악영향의 발생은 불가피하리라고 보지만 상황이 완전히 비관적인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뒤따른다. K-방산의 글로벌 위상은 높다. 2022년 사상 최대인 24조원어치를 수출, 세계 9위에 오르면서 10위인 이스라엘을 제쳤다. 군·무기 체계 현대화가 시급한 폴란드는 검증되고 가격 측면에서 효율적인 K-방산 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방산은 우리의 안보와 경제를 함께 뒷받침하는 국가전략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정부 차원의 방산수출 기조는 더욱 강고해졌다.
자금부족에 시달리는 폴란드에 정책 금융기관인 수출입은행이 나서서 지난해에만 12조원에 달하는 이례적 금융지원을 쏟았다. 올 들어서도 금융감독 주도로 5대 시중은행이 공동대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정부와 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난관을 슬기롭게 헤쳐나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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