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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물가상승률 확신할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 지속”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14 12:00

수정 2023.12.14 13:26

12월 통화정책신용보고서
“인플레 목표 안착 불확실해”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3.5%로 유지한 가운데 앞으로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성장세·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 특히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2%)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전망이다.

14일 한은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경제의 성장세가 개선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물가경로가 당초 전망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하겠다는 것이다. 추가 인상 필요성은 △인플레이션의 목표 안착 불확실성 △성장세 개선 리스크 △가계 및 기업부채 △주요국 통화정책 긴축기조 장기화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을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방침이다.

한은은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상반기 중 뚜렷한 둔화 흐름을 보였으나 8월 이후 3개 연속 오름폭이 확대되는 등 둔화세가 지연되고 있다고 봤다.
이는 높은 원자재 대외의존도로 인한 2차 파급효과가 장기간 지속되는 데 기인한 것으로 향후 목표수준으로 물가상승률이 수렴될 때까지 여러 불확실 요인이 상존한다고 전망했다.

소비 회복세는 더디지만 반도체 경기가 본격적으로 반등하면서 수출 중심으로 국내 경제가 개선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내놓았다. 재고조정 가속화, 인공지능(AI) 관련 고성능 메모리 수요 확대 등과 함께 스마트폰, PC 출하량도 점차 나아지면서 업황 회복이 가시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고금리 환경이 지속되는 가운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가계 및 기업부채가 중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대출의 신규연체는 취약차주와 비은행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기업대출은 부동산 경기 부진에 따른 건설 및 부동산업연체의 꾸준한 발생으로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한은은 통화정책 기조에 대한 중앙은행과 시장의 이견이 반복되는 가운데 금리인하 시점에 대한 전망 변화에 따라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된다고 봤다. 미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 영란은행 등 주요국들의 중앙은행이 내년 2·4분기부터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시장 예상치에서 벗어난 경제지표들이 발표될 때마다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고금리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어 취약부문의 리스크가 커질 수 있는 만큼 글로벌 성장, 물가지표의 움직임과 시장의 기대 변화뿐만 아니라 외국인투자자금 흐름 등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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