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반복되는 요소 품귀..바로 이것 때문이다

김영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15 05:20

수정 2023.12.15 05:20

지난 6일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금성이엔씨에서 요소수가 생산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일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금성이엔씨에서 요소수가 생산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민간과 공동으로 요소수 확보에 나서면서 2021년 이른바 '요소수 대란' 우려는 한풀 꺾일 전망이다. 다만 요소수 부족 사태의 원인인 중국의 수출 통제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요소의 국내 생산을 검토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화학업계가 비현실적이라며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1월부터 자립화 용역을 추진해 요소 국내 생산시설 구축을 위한 방안을 검토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요소는 요소수를 만드는 핵심 원료로 우리나라는 90%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최근 요소에 대한 통관 지연에 나서면서 자칫 2021년 요소수 대란이 재현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자 이에 따른 대안으로 정부가 요소 생산시설의 국내 구축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이에 대해 화학업계는 용역 결과와 관계 없이 부정적인 반응이다. 이미 요소 생산 산업이 사양사업으로 들어선 상황에서 굳이 리스크를 감수하고 대규모 투자에 나설 기업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요소는 석탄 등 화석연료 연소 과정에서 주로 생성되는데 최근 탄소감축과 지속가능경영을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 트렌드와도 역행한다. 요소수 자체는 디젤 자동차의 질소산화물 농도를 줄이는 친환경 용도로 사용되지만 주원료인 요소는 이런 탄소중립과는 거리가 멀다. 여기에 가격경쟁력 측면에서도 중국의 값싼 요소와 경쟁이 사실상 힘들어 수익성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국내에 요소 생산공장을 만드는 과정에서 정부가 어느정도의 정책적 지원을 해줄지는 알 수 없지만 수익성 확보가 힘들어 이미 국내에서 자취를 감춘 요소 사업을 다시 시작하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 "상대적으로 투자 여력이 있는 대기업의 경우도 친환경 트렌드에 역행하는 요소 생산시설을 만드는데 따른 부정적 영향이 큰 만큼 선뜻 나서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2011년 삼성정밀화학(현 롯데정밀화학)을 마지막으로 요소 생산공장은 사라졌다. 당시 삼성정밀화학도 값싼 중국 요소에 밀려 공장을 돌리면 손실을 보는 상황에서도 요소의 국산 내재화를 위해 공장을 운영했지만 결국 부담을 버티지 못하고 공장문을 닫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적인 측면에서도 요소가 지금과 같은 비중있는 원료로 자리를 잡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점도 부담이다. 최근 들어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지만 결국 내연기관을 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가 대체할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산업용 요소수의 가장 큰 수요를 차지하는 디젤 차량은 자연스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당장 요소수가 산업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디젤 자동차의 감소와 함께 요소수 수요도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될 것"이라면서 "무리해서 생산시설을 확보하기 보다는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중국으로의 쏠림을 완화하는 방안을 모색하는게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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