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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美 금리인하 시사했지만 경각심 늦춰선 안돼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14 18:51

수정 2023.12.14 18:51

연준, 3년내 물가목표 달성 자신
미중 패권다툼 악재는 해소 안돼
[워싱턴=AP/뉴시스]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13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연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워싱턴=AP/뉴시스]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13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연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연 5.25∼5.50%로 세번 연속 동결하면서 추가적 긴축정책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물가상승세가 꺾여 경제활동이 둔화됐다는 이유에서다. 더 금리를 올리지는 않고 내년에는 두세 차례 금리를 내릴 수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서 촉발된 세계적 인플레이션이 종말을 고하고 2026년에는 목표치인 2.0%에 도달할 것이라는 연준의 전망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어느 것 하나 가격이 오르지 않은 물건이 없을 정도로 고물가는 우리에게도 큰 고통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 동안의 고물가는 경기활황과는 무관한 공급 측면에서 유발된 것이다. 원유와 원자재, 곡물 등의 공급이 원활하지 못했다. 여기에다 코로나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해 방출한 천문학적인 자금이 물가상승에 큰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 엔데믹이 선언된 다음 연준의 긴축정책은 시중에 풀린 돈을 회수하기 위한 목적도 다분했다.

미국의 금리 동결, 나아가 인하는 우리 경제에도 분명히 호재가 될 수 있다. 우리도 기준금리를 인하할 명분이 생겼으며 금리가 떨어지면 고금리로 생산과 투자, 소비에 제약을 받던 기업과 가계의 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영향과 효과가 어느 정도일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전쟁이 소강상태에 접어들고 긴장이 완화된다고 해도 미국과 중국의 충돌이라는 큰 악재는 남아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다수의 원자재, 광물, 소재를 틀어쥐고 있는 대공급망인 중국에서 탈피하려 시도하고 있는데 그 과정이 순조롭지 못하면 물가상승 우려는 해소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경우를 봐도 요소수 하나만으로도 경제 전체가 흔들리는 판이다. 미중 패권다툼에 끼어 어쩌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나라는 한국이다. 부존자원이 부족해 원자재와 광물 공급망을 충분히 다변화하고 확보하지 못하면 때에 따라서는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강대국이자 거대 소비시장인 미국이나 아직 최대 무역상대국인 중국 가운데 어느 한쪽을 선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이 금리를 내리더라도 우리는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에 대한 경각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의 정책적 대응이 중요하다. 기왕에 추진했던 공급망 확대와 국내 공공물가, 생활물가 관리 등은 손을 놓지 말고 그대로 끌어가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이 체감하는 물가다. 월급 빼고 다 올랐다는 말을 요즘처럼 깊이 실감하는 때도 없을 것이다. 소득이 올랐어도 물가상승분을 빼고 나면 오히려 줄었다고 할 정도로 국민의 생활은 팍팍한 실정이다. 한번 오른 물가는 내려가기는 어렵고, 내려가더라도 속도가 매우 더디다. 국민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정부의 감시·감독의 눈길은 더 매서워져야 한다.

우리도 기준금리를 내리고 물가가 하락한다면 경제가 회복될 최소한의 바탕과 여건은 마련되는 셈이다. 지긋지긋한 불황의 터널에서 어서 빠져나오고 싶은 마음은 국민 누구나 굴뚝같을 것이다. 그러나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뒤집기는 어려운 노릇이다.
차분한 대응이 필요하다. 금리하락은 가계부채와 부동산을 자극할 소지가 있다.
이른바 '영끌'과 같은 가계의 무리한 경제활동은 국가경제에도 부담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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