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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바랜 사우디, 내년 OPEC+ 석유 점유율 51%로 8년 만에 최저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16 01:00

수정 2023.12.16 01:00

IEA 12월 보고서, OPEC+ 내년 시장 점유율 51% 추정 OPEC+ 출범한 2016년 이후 가장 낮아 미국 등 非 OPEC+ 산유국 생산 늘고 수요는 감소
지난 2018년 5월 21일 사우디아라비아 라스 타누라에서 사우디 국영 에너지기업 아람코 직원이 회사 석유 탱크 앞을 지나고 있다.로이터뉴스1
지난 2018년 5월 21일 사우디아라비아 라스 타누라에서 사우디 국영 에너지기업 아람코 직원이 회사 석유 탱크 앞을 지나고 있다.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석유 시장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OPEC+ 국가들의 영향력이 내년에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이들의 시장 점유율은 51%까지 내려가 2016년 이후 최저치로 예상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4일(이하 현지시간)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표한 12월 석유 시장 보고서를 인용해 내년 OPEC+ 국가들의 점유율이 줄어든다고 전했다. OPEC 13개 회원국과 러시아 등 10개 비(非)OPEC 산유국들이 모인 OPEC+은 지난달 30일 정례 회의에서 내년 1·4분기까지 일평균 100만배럴의 자발적 감산을 연장한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같은 기간 추가 감산 없이 일평균 30만배럴의 수출 제한을 유지하고 일평균 20만배럴 규모의 석유 관련 제품 수출을 추가로 줄이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OPEC+는 사우디의 자발적 감산을 포함해 내년 1·4분기까지 일평균 220만배럴을 감산한다고 합의했다.

IEA는 이러한 감산과 더불어 미국 등 OPEC+에 속하지 않은 국가들이 생산량을 늘리면서 내년 OPEC+ 국가들의 석유 시장 점유율이 51%로 내려간다고 내다봤다. 이는 2016년에 OPEC+가 출범한 이후 가장 낮은 비율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전 세계 석유 생산의 21%를 차지해 사우디(13%)와 러시아(10%)를 합한 것과 비슷한 양을 뽑아냈다. 지난달 30일 EIA에 의하면 미국의 9월 석유 생산량은 일평균 1324만배럴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셰일 석유가 생산되는 노스다코다주의 생산량이 크게 늘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OPEC+ 감산으로 지난 3·4분기에 급등하여 9월에는 배럴당 90달러 수준으로 뛰었다. 유가는 이스라엘 사태로 더 오른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유가는 정작 계속 내려가고 있다. 14일 거래된 WTI 가격은 배럴당 70달러 근처다. IEA는 “석유 생산 증가 및 수요 감소로 인해 주요 산유국들의 시장 점유율 및 유가 방어 노력이 더욱 복잡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IEA는 이번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석유 수요를 일평균 1억170만배럴로 예상했으며 이는 11월 전망치(일평균 1억200만배럴)보다 줄어든 규모다. IEA는 이번 보고서에서 올해 4·4분기 세계 석유 수요가 전년 동기 대비 일평균 190만배럴 늘어난다고 추정했다. 해당 수치는 11월에 예측한 증가량(일평균 230만배럴)보다 40만배럴 줄어든 숫자인 동시에 3·4분기 증가량(일평균 280만배럴)에도 미치지 못한다. IEA는 특히 유럽 제조업의 침체로 석유 수요가 급감한다고 분석했다.

올해 세계 석유 생산량은 일평균 1억190만배럴로 추정된다. IEA는 미국과 브라질, 가이아나 등 비OPEC+ 국가들의 석유 생산량이 내년에 일평균 120만배럴 늘어날 전망이라며 같은기간 수요 증가분(일평균 110만배럴)을 넘어선다고 예상했다. IEA는 내년에 주요 경제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기대를 밑돌고 에너지 효율성 개선, 전기차 보급 확대 등으로 석유 수요가 크게 늘지 않는다고 추정했다.

다만 IEA는 12월 보고서에서 내년 세계 석유 수요 증가량을 11월 예측치보다 일평균 13만배럴 상향했다. IEA는 미국 경제가 침체 없이 2% 물가상승률을 달성하는 시나리오를 추가했다고 지적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지난 13일 3연속 기준 금리 동결 이후 내년 금리 인하를 예고했다. 같은날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인터뷰에서 2024년 말까지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2%에 가까워진다고 내다봤다.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3.1% 상승했으며 10월보다 증가 속도(3.2%)가 줄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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