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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고삐 풀린 ESG 경영 마인드, 보다 능동적 대응할 때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15 13:31

수정 2023.12.15 13:31

대한상공회의소 CI. /사진=뉴시스
대한상공회의소 CI.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더욱 고삐를 죄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투자공사(KIC)가 15일 개최한 'ESG와 주주권리 세미나'에서 나온 경고다.

이날 세미나에서 ESG 경영은 단순한 투자 트렌드가 아닌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 사안이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었다. 한국에서 행동주의 펀드에 의한 주주제안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도 ESG 경영 준비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는 근거로 제시됐다.

ESG경영 준비에 대한 경각심은 역설적이게도 안이한 경영 태도에 기인한다. 금융위원회가 최근 ESG 공시 의무화 시행 시기를 기존 2025년에서 2026년 이후로 연기한 게 발단이다.
물론, ESG 공시 의무화를 연기한 건 현실적으로 타당한 조치였다. 주요 국가들의 ESG 공시 의무화 일정이 지연되는 등 ESG 공시 부문에서 글로벌 스탠더드가 정립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국내 기업들이 무리하게 ESG 공시를 서둘러 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었다. 더구나 개발도상국에 제조업 기지를 많이 두고 있는 한국 기업들이 높은 수준의 공시기준을 맞추려면 막대한 비용을 감내하는 점도 작용했다.

문제는 내년도 경영환경에서 ESG 이슈가 더욱 뜨겁게 달아오를 것이란 점이다. 내년도 ESG 관점에서 기업의 공급망 실사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공시 일정은 연기됐지만 환경(E), 사회(S), 거버넌스(G)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신속 정확하게 공개하라는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유럽연합(EU), 미국 등의 ESG 공시 규제 강화로 글로벌 가치사슬에 편입된 우리 기업들이 피해를 봐선 안될 것이다. 대기업들은 그나마 ESG 기준을 맞추는 데 여력이 있으나 중소기업들이 간접적 영향을 받을까 우려된다. 글로벌 공급망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능동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올해 정부가 '친환경 경영활동 표시·광고 가이드라인' 등 명확한 판단기준을 마련한 점도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기존엔 법적으로 그린워싱인지를 명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워 위반행위가 단속돼도 처벌하기가 어려웠지만 내년부턴 그린워싱 규제도 강화될 전망이다.

ESG 공시 의무화 연기로 시간을 어느정도 벌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그럼에도 ESG 경영을 당초 계획보다 늦춰 준비하거나 느슨하게 대처해도 된다는 관성에 빠져선 안된다. ESG 경영을 잘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이제 당연한 원칙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ESG는 기후변화, 이사회 다양성, 차등의결권 등 주제가 광범위한 데다 주주권 행사 관련 이슈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사고의 발상이 필요한 시점이다. ESG경영을 단순히 비용의 문제로 볼 게 아니다.
적극적인 ESG 경영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주주행동주의에 대응하는 전략적 마인드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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