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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열음 커지는 민주…'이낙연 신당' 불가론 확산

전민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18 18:21

수정 2023.12.18 18:21

비명계 "비대위 전환해 분열 차단"
지도부 침묵 속 '이낙연 고립' 유도
이재명, 前총리 2인과 회동 추진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스1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스1
더불어민주당에서 이낙연 전 대표(사진)의 신당 창당 움직임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파열음이 터져나오고 있다.

비명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재명 대표가 이 전 대표를 만나 통합과 포용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이 대표의 행보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다만 이 대표가 이 전 대표와의 연대설이 불거진 정세균·김부겸 전 국무총리와의 회동만을 추진하는 등 이 전 대표 고립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 전 대표는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신당 추진 중단' 연판장 돌린 초선

18일 민주당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초선인 강득구·강준현·이소영 의원 주도로 시작된 '이낙연 전 대표 신당 추진 중단 호소문' 서명에 참여한 의원이 115명을 넘어섰다. 계파와 선수를 불문하고 다양한 의원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친명계 원외 조직 더민주전국혁신회의도 이날 "헛된 정치적 욕망으로 자신의 역사와 민주당의 이름에 먹칠을 하고 있다"며 이 전 대표를 겨냥했다.

'이낙연 신당'이 현실화 될 경우 계파 다툼으로 번져 분당에 가까운 사태가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당 전반에 퍼지고 있다. 총선을 4개월여 앞두고 내분이 일어나면 윤석열 정부와 여당에 대적할 힘을 잃게될 것이 자명하다는 점에서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금까지는 신당 가능성을 '설마'하며 낮게 봤지만, 이 전 대표가 창당 시기를 구체화하면서 위기감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주류에서는 이 대표가 이 전 대표를 만나 화합의 메시지를 먼저 내놔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정부 출신 이철희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박용진 의원은 각각 "나가라는 것 밖에 더 되겠나", "분열 과정을 손 놓고 지켜만 보는 지도부의 수수방관 태도도 동의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냈다. 비명계 모임 '원칙과상식'도 연판장 돌리기에 강하게 반발하며 "이 전 대표의 신당을 막는 확실한 길은 연서명 압박이 아닌 통합비대위로의 전환"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총리 '2인방' 회동 예정

다만 현재로서는 이 대표가 이 전 대표와의 회동을 추진하지 않고 비명계의 요구에도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서 '이낙연 고립 전략'을 쓰고 있다는 관측이다. 한 비명계 의원은 본지에 "제가 만나본 이낙연계 의원들은 신당 창당에 부정적"이라며 "이런 상황을 고려해 지도부가 무대응, 무반응으로 일관하는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오는 20일과 28일 각각 김 전 총리와 정 전 총리를 만날 예정인 가운데 이날도 다큐멘터리 영화 '길위에 김대중' 시사회에서 김 전 총리와 만나 짧은 환담을 나눴다.
김 전 총리는 "당을 위해서 더 큰 폭의 행보를 해 달라"고 당부했고, 이 대표는 "모두가 함께 힘을 합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지금이라도 획기적으로 변한다면 민주당하고 여러가지 논의할 용의가 있다"며 속도 조절에 나섰다.
다만 "윽박지르고 조롱하거나 낙인찍고 배제하는 문화는 졸업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며 당내 연판장 돌리기를 강하게 비판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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