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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서울도 마트 의무휴업 평일로, 관련법 개정해야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19 18:20

수정 2023.12.19 18:20

평일 전환하니 전통시장 매출 늘어
목적 상실한 규제 붙들 이유는 없어
19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핫팩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19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핫팩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 서초구 내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이 내년 1월부터 평일로 바뀐다. 지금은 대형마트가 매월 둘째, 넷째 주 일요일에 문을 닫고 있는데 앞으로는 휴업일을 월요일 또는 수요일로 하겠다는 것이다. 서초구와 서초구 내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는 이 같은 내용으로 20일 상생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

협약서에는 대형마트가 중소유통사의 경쟁력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마트에 상품을 공급할 수 있게 하고 공동마케팅을 벌이는 것도 포함된다.
서초구는 중소 슈퍼마켓이 원하면 기업형슈퍼마켓(SSM)으로 전환하는 것도 적극 도울 것이라고 한다.

법으로 대형마트 휴일 의무휴업을 강제하고 있지만 이 제도가 현장과 동떨어진 정책이라는 지적은 시행 첫해부터 나왔다. 우려는 11년이 지난 지금 현실이 됐다.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는 전혀 살리지 못한 채 오히려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3사 대형마트 점포 수는 2018년 410개에서 최근 375개로 줄었다. 매출도 제도 시행 첫해 39조원이었던 것이 지난해 34조원으로 줄었다고 한다. 전통시장의 사정도 나빠졌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전국 전통시장 수는 2013년 1500여개에서 2021년 1400여개로 감소했다.

마트 매출 감소는 당연한 것인데 문제는 그 이득이 전통시장으로 옮겨가지 않은 것이다. 쇼핑객이 몰리는 휴일 두 차례 대형마트가 문을 닫으면서 밖으로 나오는 쇼핑객이 줄어 전통시장 역시 득을 보기보다 손해를 봤다는 분석은 설득력이 있다. 말하자면 마트와 전통시장은 고객을 서로 뺏고 빼앗는 적대적 관계가 아니라 공생 관계라는 뜻이다. 현장의 매출이 뒷걸음치는 동안 폭발적 성장을 보인 곳은 온라인시장이다. 마트를 규제해 득을 본 쪽은 전통시장이 아니라 온라인시장인 것이다. 마트 규제법이 실효가 없음이 드러난 셈이다.

앞서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바꾼 대구시와 충북 청주시의 사례에서 이런 점은 증명됐다. 대구시는 지난 2월부터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바꿨다. 그 뒤 6개월간 전통시장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오히려 30% 이상 늘어났다고 한다. 슈퍼마켓, 음식점 등 주요 소매업 매출액도 20%가량 늘었다. 마트 규제를 푸니 오히려 지역 상권에 활기가 돌았다는 것을 입증해 주는 수치라 할 수 있다. 서초구가 대구시, 청주시의 행보를 따른 것도 이런 전례를 보고 내린 결정이었다. 다른 자치구도 검토 중인 곳이 여럿 있다고 하니 서울 여기저기서 마트 의무 휴일이 사라질 수 있다.

법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유통산업발전법은 속히 개정해야 한다.
마트 휴일 강제휴업 폐지뿐 아니라 영업시간 외 배송금지도 함께 손봐야 한다. 윤석열 정부가 규제완화 1호로 내세운 정책이 다름 아닌 마트 규제완화였다.
그런데도 부처 간 입장이 다르고 야당도 협조하지 않아 진척이 없다. 언제까지 허울뿐인 제도를 붙들고 있을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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