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경복궁 낙서' 10대 연인, 범행 이유가.."돈 준다고 해서"

조유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20 06:28

수정 2023.12.20 06:28

'영화공짜' 문구와 함께 '○○○티비' 낙서 경복궁 영추문 등 3개소에 스프레이 테러
경복궁 낙서테러 용의자 10대 남녀가 19일 수원에서 체포돼 서울 종로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복궁 낙서테러 용의자 10대 남녀가 19일 수원에서 체포돼 서울 종로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경복궁 담벼락에 스프레이 테러를 한 10대 남녀가 체포된 가운데 이들은 "낙서를 하면 돈을 주겠다"라는 지인의 제안에 범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지난 19일 피의자 A군(17)과 공범인 B양(16)을 모두 검거했다고 밝혔다.

A군은 이날 오후 7시8분께 경기도 수원시 주거지에서 체포됐다. 이어 B양도 오후 7시25분께 인근 주거지에서 검거됐다.


이들은 지난 16일 오전 1시42분께 경복궁 영추문과 국립고궁박물관 주변 쪽문 등 3개소에 스프레이를 이용해 낙서한 혐의(문화재보호법 위반)를 받는다.

A군 등은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인정했다. 이들은 "불법영상 공유 사이트 낙서를 쓰면 돈을 주겠다"라는 지인의 제안을 받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들은 범행 당시 은색과 푸른색 스프레이로 '영화공짜' 문구와 함께 '○○○티비' 등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 주소를 선전하는 낙서를 했다.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쪽문 경복궁 담벼락 앞에서 문화재청 관계자들이 전날 누군가가 스프레이로 쓴 낙서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쪽문 경복궁 담벼락 앞에서 문화재청 관계자들이 전날 누군가가 스프레이로 쓴 낙서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토대로 낙서 용의자를 남녀 2명으로 특정하고 압수수색 영장과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행적을 추적해왔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을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공범, 배후 관련자 등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담벼락 낙서를 모방해 이튿날(17)일 경복궁 담벼락에 낙서를 했던 20대 남성은 지난 18일 오전 경찰에 자수했다.

이 남성은 지난 17일 밤 임군 등이 낙서해 놓은 담벼락 바로 옆에 특정 가수의 이름과 앨범 제목을 적었다.

서울 종로경찰서에 자진 출석해 6시간 조사를 받았고, 경찰에서 "관심을 받고 싶어 낙서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남성은 범행 당시 정신병력이 없고, 술에 취한 상태도 아니었다. 한편 문화재청은 보존 처리 전문가 등을 20명 투입해 훼손된 담벼락을 복원 중이다.
복원 작업은 앞으로 일주일 넘게 걸릴 것으로 보인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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