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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재고 넘쳐나도 '마이웨이'...샤넬, 가격 또 올린다 [명품價 이야기]

김수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20 10:59

수정 2023.12.20 10:59

하이엔드 브랜드, 연초부터 가격 줄인상

서울시내 샤넬 매장. /사진=연합뉴스
서울시내 샤넬 매장.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올해 초부터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섰던 명품 브랜드들이 연초를 앞두고 가격 인상 단행을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경기 둔화로 인해 명품 브랜드 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지만 또다시 가격 인상에 나서는 것이다.

샤넬 주얼리 내달 9일부터 4~5% 인상

20일 뉴시스와 명품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CHANEL)은 다음 달 9일부터 일부 주얼리 가격을 4~5% 인상한다.

당초 업계에서는 샤넬이 연말이나 연초에 가격을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한 해에 여러 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하는 샤넬은 올해 2월과 5월 총 두 차례 가격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총 네 차례 인상한 것과 비교하면 그 수가 절반에 그친 것이다.


에르메스도 내달 5일 인상 예고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HERMES) 역시 가격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에르메스는 매년 1월 가격을 인상해왔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에르메스가 내년 1월5일 가격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월 에르메스는 10%대 가격 인상을 단행했는데, 이번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매년 1월과 7월 주요 제품의 가격을 인상한 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DIOR) 역시 새해를 맞아 가격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 밖에도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펜디(Fendi)와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Louis Vuitton)이 내년 1월 가격 인상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2월에는 프랑스 명품 주얼리 브랜드 부쉐론(Boucheron)도 일부 제품을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벨기에 명품 브랜드 델보(Delvaux)의 경우 최근 연초에 가격 인상을 이어감에 따라 내년에도 같은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분석된다.

재고 골머리 앓는 명품 브랜드, 할인판매 움직임도

한편 명품 브랜드들은 최근 넘쳐나는 재고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소비자들의 보복 소비가 한풀 꺾인 데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경기가 둔화되면서 소비자들의 지갑이 닫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컨설팅기업인 베인앤드컴퍼니는 세계 고급 패션 브랜드 시장의 올해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약 3.7% 성장한 3620억 유로(약 514조원)로 전망했다.

이는 2021년 31.8%, 지난해 20.3%의 높은 성장률을 보인 것과 비교해 저조한 성장률을 보인 셈이다.


재고가 넘쳐나자 명품 브랜드들이 이례적으로 할인 판매를 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과거에는 명품 브랜드들이 재고를 헐값에 팔 바에야 아예 태워버리는 식으로 대응하기도 했으나 올해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패션 제품 소각을 법으로 금지하자 이 같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명품 브랜드들이 연초를 앞두고 가격 인상을 단행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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