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女아이돌도 공개한 '특별한 타투'...MZ세대 장기기증 희망자 43% 달한다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22 06:47

수정 2023.12.22 06:47

걸그룹 (여자)아이들의 멤버 소연이 장기기증 의사를 밝히며 인증한 타투. 출처=소연 SNS 캡처
걸그룹 (여자)아이들의 멤버 소연이 장기기증 의사를 밝히며 인증한 타투. 출처=소연 SNS 캡처

[파이낸셜뉴스] 장기기증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2030세대 연령층을 중심으로 장기기증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난 가운데, 자신의 기증 의사를 알리기 위해 직접 '장기기증 타투'를 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21일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12일까지 장기 등 기증 희망 등록자 수가 14만800명으로 전년 동기(12만8000명) 대비 16% 늘어났다. 2021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장기 희망 등록자는 총 19만8369명으로 이 중 2030세대가 43%에 달했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 '장기기증 타투'를 검색하면 2000여건이 넘는 인증 게시물이 올라와 있다. 장기기증 타투는 보통 장기기증 희망 서약을 한 뒤 새기는 것으로, 심전도 그래프를 형상화한 그림과 함께 자신이 장기기증 희망자라는 사실이나 혈액형 정보 등을 새긴다.


최근 'MZ 세대'가 자신의 장기기증 서약 후기를 SNS에 적극적으로 공유하거나 자신이 장기기증 희망자라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타투 등을 새기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 세대가 장기기증에 부담을 갖지 않는 이유로 연예인들의 장기기증 선언을 꼽았다. 연예인들의 장기기증 선언이 장기기증에 대한 대중의 '심리적 거리감'을 좁혔다는 것이다.

방송인 장성규는 사후 각막 기증, 뇌사시 장기기증, 인체 조직 기증 등록에 참여했다. 그는 SNS에 "사람을 살리는 사람이 되는 게 꿈이다. 그런데 현실을 살다 보니 나 혼자 잘 살려고 노력할 때가 많다. 그래도 내 인생 마지막에는 꿈을 꼭 이루고 싶다"는 글을 게재했다.

래퍼 스윙스는 자신의 SNS를 통해 "혹시나 일찍 가면 꼭 필요한 분은 잘 써달라"라며 "그냥 조금이라도 좋은 것 진짜 조금이라도 하고 싶어서"라고 전했다.

그룹 트와이스 멤버 미나도 공식 SNS를 통해 장기기증 희망 등록증을 든 채 찍은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미나는 "올해 마무리로 장기기증 희망 등록증을 만들었다. 항상 응원해 주시고 힘이 돼 주시는 원스(팬덤명) 여러분에게 정말 고맙다"고 했다.

그룹 (여자)아이들 소연은 "내가 남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몇 개나 있을까 싶었다. 하나라도 하고 죽을 수 있을지 생각했다. 내가 남을 도와줄 일이 많지도 않고 남이 내게 도움을 청할 일이 많지도 않다. 좋은 사람이고 싶다"며 몸에 새긴 '장기기증 타투'를 인증했다.

그러나 여전히 장기기증 등록 희망자는 대한민국 인구의 3% 남짓이기에 더 많은 참여와 독려가 필요한 부분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이식 대기자는 4만9765명이지만 뇌사자 기증자는 405명에 불과했다. 외국과 비교해도 우리나라의 기증률은 저조한 편이다. 인구 100만명당 기증률은 미국이 44.5%, 스페인 46.03%, 영국 21.08%, 독일 10.34%인 반면 우리나라는 7.88%다.


한편, 타투를 하고, 사전에 기증 희망 등록을 해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에 정보가 있어도 보호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장기기증은 이뤄질 수 없다. 다만 기증 희망 등록이나 타투 등 당사자의 의사는 보호자에게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관계자는 "현장에서는 고뇌하던 보호자들이 환자의 기증 희망 등록 정보를 보고 그가 원하던 대로 해줘야겠다고 장기기증을 결정하는 사례가 많다"며 "타투 역시 불의의 사고로 의사표시를 못할 때 자신의 신념을 보호자에게 전달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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