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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도 여자처럼 비명 지를까"..호기심에 살해한 英 10대 2명

임우섭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22 09:23

수정 2023.12.22 09:23

배심원단 만장일치로 유죄 판결..내달 공판
판사는 "종신형 내려야..실명 공개 고민 중"
살해 당한 유명 트랜스젠더 틱톡커인 브리아나 그헤이(16) 생전 모습. 사진=뉴시스
살해 당한 유명 트랜스젠더 틱톡커인 브리아나 그헤이(16) 생전 모습.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여성 성전환 수술을 한 트랜스젠더의 비명 소리가 실제 여성과 유사할지 호기심에 살해를 저지른 영국 10대 남녀 2명이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범행 당시 두 사람은 메신저를 통해 살해 계획을 주고받았으나, 경찰 조사를 받자 서로를 살해 용의자로 몰며 혐의를 부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2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 외신은 트랜스젠더 브리아나 그헤이(16)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A(16) B(16)이 맨체스터 왕립법원 배심원단의 만장일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의 선고 공판은 다음 달 진행될 예정이다.

이날 아만다 입 판사는 "피고인들에게 종신형을 내려야 한다. 실명을 언론에 밝힐지 고민 중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사건은 지난 2월 12일 오후 워링턴 컬체스의 리니아 공원에서 발생했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흉기에 28차례 찔린 브리아나의 시신을 발견했다.

유명 틱톡커인 브리아나는 14살에 커밍아웃한 트랜스젠더다. 경찰 조사 결과, 피고인들은 범행 직전까지 메신저인 '왓츠앱'을 통해 여러 살인 범죄 계획을 주고받았다.

이중 B는 브리아나를 '먹이'나 '그것'으로 지칭했고, "비명을 지를 때 남자처럼 지를지 여자처럼 지를지 궁금하다"라며 살인을 계획했다. A는 범행 직전 몇달간 브리아나와 친구로 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문 동영상을 시청했다"라고 자랑한 A씨는 브리아나를 살해한 범인으로 B를 지목했다. 하지만, B는 오히려 A가 '사탄 주의자'이며, 자신은 범행 당시 소변을 보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배심원단 측은 브리아나를 직접적으로 살인한 인물을 특정하지 않고, 두 사람에 대해 중형 이상의 형량을 선고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니겔 파 수석 수사관은 이번 사건을 두고 "살인의 '느낌'에 집착하던 2명의 10대 청소년이 저지른 무분별한 살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해당 사건이 공개되자 영국 리버풀, 브리스톨 등에서는 성소수자(LGBT) 커뮤니티 주도로 브리아나를 추모하는 촛불 철야 집회가 여러 번 개최됐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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