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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잇단 영변 경수로 가동 포착…내년엔 핵탄두 '양산' 돌입 가능성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25 16:06

수정 2023.12.25 16:06

미 전문가들, 플루토늄 추출 4~5배 증가…핵무기 생산 능력 급증
[파이낸셜뉴스]
북한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 내 실험용 경수로(ELWR) 건물 일대를 촬영한 10월 17일자 위성사진. 사진=미국 미들베리연구소·플래닛랩스 캡처
북한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 내 실험용 경수로(ELWR) 건물 일대를 촬영한 10월 17일자 위성사진. 사진=미국 미들베리연구소·플래닛랩스 캡처
최근 민간위성 운용 업체 플래닛랩스 등에 북한이 실험용 경수로(ELWR) 시운전에 들어간 정황이 지속적으로 포착됐다.

전문가들은 25일 ELWR이 본격 가동에 들어갈 경우 북한의 무기급 핵물질 생산량 또한 한층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선 이번 경수로 가동이 북한의 핵탄두 양산 돌입 '신호탄'이라고 분석했다.

■北 5㎿급 외 추가 공사 올초 마무리, 플루토늄 추출 4~5배 증가 핵무기 생산 능력 크게 늘 것

북한이 지난 2010년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 내 경수로 공사를 시작, 올 초 사실상 마무리된 것으로 관측됐다.

미국 국무부도 북한 영변 핵시설의 경수로 가동 정황에 중대한 안전 문제를 일으킬수 있다고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영변 핵시설 가운데 5㎿급 원자로(흑연 감속로)의 경우 1986년부터 가동에 들어가 그간 가동 중단과 재가동을 반복해왔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 원자로의 폐연료봉(사용 후 핵연료)을 이용해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플루토늄을 생산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핵 전문가들은 영변 경수로가 완전 가동되면 북한의 플루토늄 생산 능력은 종전보다 4~5배 증가해 핵무기 생산 능력이 크게 늘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무기급 우라늄과 결합하면 매년 10개의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북한이 영변 경수로를 가동할 경우 “이론상 연간 약 15~20킬로그램의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기존 5메가와트(MW) 원자로보다 3~4배 더 많은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는 양으로, 생산 능력이 크게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미 국무부·유럽연합(EU)·국제원자력기구(IAEA) 북한 핵보유국 지위 가질 수 없다...심각한 우려 표명

미국의소리(VOA)방송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미 국무부 대변인을 인용해 “북한의 새로운 경수로 원전 시운전은 안전을 포함한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유럽연합(EU) 피터 스타노 대변인은 "북한 영변 핵시설에서 경수로 가동 움직임이 포착된 데 대해 북한이 핵포기 국제 의무를 즉각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

스타노 대변인은 또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라 핵보유국 지위를 가질 수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수 없을 것”이라는 점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감시와 지원이 없으면 북한과 역내, 세계 원자력 산업에 심각한 위험이 확대된다"며 “북한의 불법적인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은 계속해서 국제 평화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지난 21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IAEA 이사회 개회사에서 “북한 영변에 있는 경수로에서 모종의 활동이 포착됐으며, 지난 10월 중순 이후에는 경수로 냉각 시스템에서 배수가 관측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관측 결과는 "원자로에 최초로 핵연료를 정전해 각종 시험을 하면서 출력을 높여가는 시운전과 일치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온수 배출은 “이 경수로가 임계에 도달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경수로는 다른 원자로와 마찬가지로 방사성 연료에서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으며 이는 재처리 과정에서 분리될 수 있는 만큼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지난 2021년 1월 제8차 노동당대회에서 극초음속 무기 개발, 초대형 핵탄두 생산, 1만5000㎞ 사정권 내 타격 명중률 제고, 수중 및 지상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핵잠수함과 수중발사 핵전략무기 보유 등 ‘핵심 5대 과업’을 제시한 바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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