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시황

174% 수익 낸 비트코인..."내년이 진짜다" [코인브리핑]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26 05:00

수정 2023.12.26 05:00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빗썸고객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뉴스1 제공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빗썸고객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174.79%. 지난 1월 1일 비트코인을 사서 지금 팔았을 경우 얻었을 수익률이다. 2000만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던 비트코인의 가격이 6000만원까지 오르면서 가상자산 투자심리가 '겨울'에서 '봄'으로 바뀌고 있다.

■자리잡는 비트코인·견제받는 알트코인
25일 가상자산업계에 다르면 올해 비트코인의 가격은 크게 두 번의 변곡점을 맞이했다.

첫 번째는 지난 3월 은행들의 줄파산이었다.
실리콘밸리은행(SVB)을 비롯해 글로벌 은행들이 파산하거나 위기를 겪으면서 비트코인이 대체자산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이라는 별명을 얻기 시작했고, 가격도 3000만원대 중반으로 올라섰다.

두 번째 변곡점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신청 러시다. 지난 10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을 비롯해 글로벌 운용사들이 앞다퉈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는 펀드를 뉴욕증시에 상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덕분에 비트코인 가격은 4500만원을 상회했고, 12월 초 미국 금융당국의 승인이 가시화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가격은 6000만원선을 넘었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될 경우 가상자산 시장에 유입되는 자금은 최대 300억달러(약 40조원)로 예측된다.

두 이슈는 모두 비트코인을 하나의 '자산'으로 자리 잡도록 해줬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코빗의 정석문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비트코인은 지불수단의 전 단계인 '가치 저장 수단'으로 수용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며 "현재 시장에서 기대하고 있는 비트코인 현물 ETF의 상장은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의 활용도를 전통 금융권으로 확대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기술적으로 스스로를 증명해야 하는 알트코인의 경쟁은 더욱 심화됐다. 알트코인 대장주인 이더리움은 올해 초 150만원대에서 거래되다 지금은 300만원선에서 횡보하고 있다. 3배 가까이 오른 비트코인에 비하면 아쉬운 성적표다.

신영증권 임민호 연구원은 "이더리움은 대체불가능토큰(NFT) 거래량이 축소되고, 디파이의 감소아 함께 대안 플랫폼이 활성화되면서 비트코인 만큼의 상승세를 보이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더리움의 경쟁자'로 주목을 받던 일부 코인들은 이더리움보다 더 큰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활용되는 솔라나는 올해 초 3만원 정도에 거래됐지만 최근에는 15만원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비트코인-이더리움-기타 알트코인' 순서대로 상승을 보이던 기존의 패턴과 달라진 것이다.

NH투자증권 홍성욱 연구원은 "솔라나(SOL), 아발란체(AVAX), 코스모스(ATOM) 등 이더리움과 비트코인보다 더 큰 상승세를 보인 주요 알트코인은 대부분 이더리움 경쟁 블록체인"이라며 "연초까지만 해도 이더리움이 다른 블록체인과의 경쟁에서 승기를 잡았다는 여론이 지배적이었으나 이러한 믿음이 깨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성장도 경쟁도 내년이 진짜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과 비트코인 반감기가 예정된 내년 1·4분기까지 비트코인 가격의 상승세를 이어질 거라고 입을 모은다. 상상인증권 이종원 연구원은 "장기 보유자 가운데 일부만 비트코인을 매도하고 있다. 내년 1·4분기까지 비트코인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하는 시장 분위기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융기관들이 단기간에 자금을 유입하거나 상품화하는 가상자산은 비트코인, 이더리움, 스테이블코인에 한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임민호 연구원은 "글로벌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1834조원 규모로 코스피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이더리움, 스테이블코인을 제외한 기타 알트코인의 시장 규모는 422조원 규모로 구조적인 유동성 문제가 존재한다. 증권성 등 규제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어 기관 투자자 중심의 시장이 되기에는 부적합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내년에 블록체인이 제도권으로 편입되고, 금융과 블록체인이 융합되면서 다양한 시도들이 벌어지는 것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임 연구원은 "내년은 금융기관들이 가상자산과 블록체인을 받아들이고 보편화를 시도하는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블록체인과 금융의 결합은 생태계가 발전하고 대중이 반응할 수 있는 킬러앱을 만들 수 있다. 단순 내러티브가 아닌, 실질적인 숫자로 증명할 수 있는 ‘금융과 블록체인의 결합’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홍성욱 연구원은 "올해 이더리움은 투자심리가 저조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이더리움이 올해까지 저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년 1·4분기 중에 칸쿤 업그레이드가 진행될 수 있고, 이르면 3·4분기에 이더리움 현물 ETF가 승인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정석문 센터장은 "투자자산으로 비트코인을 수용하는 트렌드는 국가 단위에서 이뤄지고 있다.
내년에 제3, 제4의 엘살바도르가 나올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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