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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정신전력교육 교재' 개정…"北 추종 이적 세력, 내부 위협" 명시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26 14:42

수정 2023.12.26 14:42

대적관 강조 '북한군·정권' 이어 '내부 이적 위협세력' 위험성 인식
"이승만 대통령, 혜안·정치적 결단에 공산주의 확산 막았다" 평가
[파이낸셜뉴스]
사진=국방부 제공
사진=국방부 제공
국방부가 26일 공개한 개정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에선 북한을 추종하는 이적 세력을 '내부의 위협'으로 명시했다.

국방부는 이날 새 교재 발간·배포에 관한 입장문에서 "우리 장병에게 내부 위협세력의 위험성을 명확하게 인식시키는 건 장병 정신전력 강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를 부정하고 방관하는 건 북한의 주장에 동조하거나 적을 이롭게 하는 것"이라며 "장병들에게 올바른 국가관과 명확한 대적관, 전투현장 중심의 군인정신을 함양해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대한민국을 굳건히 수호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발간된 새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는 장병들의 정신교육 자료로 쓰이기 위해 지난해 5월부터 다시 작성됐다. 이달 말까지 전 군에 배포되며 향후 5년간 쓰일 예정이다.

북한군과 북한 정권을 적으로 명시하는 표현은 지난 문재인 정부 땐 장병 정신전력 교재에서 사용하지 않았다.
우리 사회 '내부의 위협 세력'에 관한 내용도 기존 교재엔 없던 것이다.

기본교재는 △국가관과 △대적관 △군인정신 등 3개 주제로 구성돼 있다.

새 교재엔 "'우리의 적(敵)은 누구인가'란 질문에 대한 답으로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명백한 우리의 적"이란 내용과 함께 "국가안보에서 외부의 적 못지않게 반드시 경계해야 할 게 바로 내부 위협세력"이라고 적시했다.

이어 "북한의 대남적화 획책에 따라 우리 내부엔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고, 북한 3대 세습 정권과 최악의 인권유린 실태, 극심한 경제난 등에 대해선 침묵하며 북한을 무비판적으로 추종하는 세력이 존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과 △1992년 '조선노동당 중부 지역당 사건' △1999년 '민족민주혁명당 사건' 등을 북한의 대표적인 남한 내 지하당 구축 노력 사례로 열거했으며, 2000년대 이후에도 '일심회 사건'(2006년)과 '왕재산 사건'(2011년) 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통합진보당이 당시 헌법재판소로부터 '위헌 정당 해산' 결정을 받은 사실도 담아"2014년엔 국회의원의 내란선동죄에 따라 정당이 해산되는 초유의 사태도 벌어졌다"고 소개했다.

새 교재는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 소개하면서 "혜안과 정치적 결단으로 공산주의의 확산을 막은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이외에도 "최근 전국 곳곳에서 반국가단체를 조직하고 간첩활동을 하는 등 '국가보안법' 위반 활동이 드러나 조사·재판이 진행 중"이라며 "이런 우리 내부의 위협세력은 북한식 '연방제' 통일을 주장하며 끊임없이 '주한미군 철수' '반공정권 타도' 등 반미 분위기를 조장한다"고 지적했다.

국방부는 해당 교재 내용 일부는 일반에도 공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가 올 2월 16일 발간한 '2022 국방백서'에도 6년 만에 다시 북한 정권과 북한군을 '적'으로 명기했다. 북한은 이미 지난해 한국을 '명백한 적'으로 규정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호칭도 기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서 '김정은'으로 바꿔, 직책을 뺐다.
북한이 우리 대통령을 지칭하는 표현이나 대남 행동을 고려했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2018년과 2020년 두 차례 발간된 국방백서엔 북한을 명백한 적으로 규정하는 표현 대신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는 문구로 대체된 바 있다.
국방백서는 1967년 첫 발간 이후 25회째 발간되고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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