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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 위해 무엇이든"…'50세 정치 신인', 與 위기 구할까

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26 18:08

수정 2023.12.26 21:29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 출범
"선민후사 위해 기꺼이 희생할 것"
이재명의 민주당과 차별화 선언
총선 승리땐 차기 대권주자 부상
김건희 특검법 대응이 첫 시험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 네번째)과 윤재옥 원내대표(왼쪽 세번째) 등 참석자들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 네번째)과 윤재옥 원내대표(왼쪽 세번째) 등 참석자들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공식 취임하자마자 일종의 기득권 내려놓기 차원에서 내년 총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한 것은 오로지 총선 승리에 집중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출했다는 평이다. 비대위원장 역할과 입지에 딸린 다양한 특권을 누리는 대신, 정치인들의 단골메뉴인 '선당후사'도 아닌, '선민후사'를 위해 기꺼이 희생하겠다는 당찬 각오를 피력한 것이다.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민생 회복을 위해 여당의 총선 승리를 견인하겠다는 뜻이 깔려 있다.

특히 취임 일성에는 더불어민주당의 폭주를 막고 운동권 특권 정치를 막기 위해 집권 여당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카드로 민주당과는 확실한 차별화를 꾀해 내년 총선을 대비하겠다는 전략이 내포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 비대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갖고 내년 총선 불출마를 약속했다.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선당후사 정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선민후사를 실천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함으로 평가된다.

한 비대위원장의 입장에서 내년 총선 불출마는 잃을 것이 없는 선택으로 보인다. 현재 국민의힘이 처한 상황은 녹록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실제 당내에서는 수도권 6석 전망 자체보고서 이야기가 나올만큼 수도권 위기론이 팽배한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젊은 세대에 인기도가 높은 한 비대위원장의 등판으로 수도권 위기론을 극복하고 내년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단연 1등 공신은 한 비대위원장의 몫이 된다. 이 경우 다음 대권 주자로 강력한 리더십을 입증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지난 21대 총선처럼 어느 한 당이 압도적 승리를 거둘 수 없는 환경에서 국민의힘이 140석에 가까운 의석을 확보한다면 만약 패하더라도 한 비대위원장의 역할은 충분히 평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115석을 얻는데 그쳤다.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한 비대위원장의 전략은 민주당과의 확실한 차별성인 것으로 보인다. 한 비대위원장은 취임과 동시에 내년 총선 공천 기준으로 불체포특권 포기를 공언했다. 각종 사법리스크를 껴안고 있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것이다.

이른바 586으로 분류되는 운동권은 청산해야 할 대상으로 설정해 차별성을 더했다. 특히 1973년생인 한 비대위원장은 민주당의 586에 대응해 789(70·80·90년대생)를 중심으로 비대위를 구성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 비대위원장은 취임 입장 발표 직후 김형동 의원을 비서실장으로 임명했는데, 김 의원은 1975년생이다.

한 비대위원장이 첫 시험대에 오를 '김건희 특검법'은 기존 입장을 견지해 향후 대응 방향이 주목되고 있다. 민주당은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일명 쌍특검(김건희·대장동 특검)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비대위원장은 "총선을 위한 악법이라는 입장을 갖고 있다"면서도 "오늘부터는 여당을 이끄는 비대위원장이기 때문에, 당과 충분히 논의된 내용에 대해 책임 있게 발언하고 과감하게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비대위원장 취임 전부터 당 안팎에서 제기된 당정 관계 재설정의 모습도 일부 제시된 것으로 보인다. 한 비대위원장은 "대통령과 여당과 정부는 헌법과 법률의 범위 내에서 각자 국민을 위해 할 일을 하는 기관이다. 거기서 수직·수평적 얘기가 나올 게 아니다. 상호 협력하는 동반자 관계"라며 "누가 누구를 누르고 막고, 이런 식의 사극에나 나올 법한 궁중 암투는 이 관계에 끼어들 자리가 없다.
우리는 우리의 할 일을 하면 되는 것이고, 대통령은 대통령이 할 일을 하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당장 오는 27일 탈당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준석 전 대표에 태도는 현재로서는 고려 사안이 아닌 것으로 읽힌다.
한 비대위원장은 "다양한 생각을 가진 분들은 진영과 상관 없이 만나고 경청할 것"이라면서도 "지금 단계에서 특정한 분을 전제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답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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