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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건설사 신용등급 줄강등, 구조조정 실기해선 안돼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26 18:24

수정 2023.12.26 18:24

주요 건설사들 재무구조 급격 악화
고통 따라도 선제적으로 정리해야
건설단가 상승과 미분양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로 건설회사들의 신용등급이 줄줄이 강등됐다./사진=연합뉴스
건설단가 상승과 미분양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로 건설회사들의 신용등급이 줄줄이 강등됐다./사진=연합뉴스
어느 해보다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건설회사들이 이번에는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악재를 또 만났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22일 '워크아웃설'이 나돌았던 태영건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로 변경하고, 철근 누락으로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를 낸 GS건설은 A+(부정적 검토)에서 A(안정적)로 강등했다.

지난 10월에는 일성건설(BB+)의 신용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됐고 11월에는 신세계건설의 신용등급 전망이 A(안정적)에서 A(부정적)로 강등됐다. 신세계건설은 2021년까지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해왔지만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금액이 9월 말 기준 1000억원까지 불어난 점이 등급 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경기 하강으로 공사 일감이 준 데다 부실공사로 신뢰성에 먹칠을 한 건설사들의 부실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우리 경제의 뇌관이 됐다. 한기평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20개 건설사의 차입금은 32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0.4% 불어났다. 공사물량이 줄어들고 미분양이 늘어나면서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부동산 PF 우발채무 부담은 건설사들에 갈수록 커지는 리스크가 되고 있다. 내년에는 숨어 있던 위기가 노출될 것이 뻔한데 어느 정도의 폭발력이 있을지 가늠하기 어렵다. 신용평가사 3사는 내년 건설업 신용등급 전망을 일제히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PF 채무 부담에다 낮아진 수익성, 지방 분양 부진 등의 비우호적 여건이 건설사들을 옥죌 것이라는 전망이다.

PF 대출 문제는 건설사와 더불어 금융권 부실로도 이어질 수 있다. 비단 제1금융권의 문제만이 아니다. 은행(44조2000억원)과 보험(43조3000억원)에 이어 캐피털에서만 대출잔액이 24조원을 웃돌고, 연체잔액도 1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타이밍을 놓치는 순간 제2의 카드사태와 같은 부실 도미노가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건설사들의 위기는 내년을 기다릴 것도 없이 이미 현실화됐다. 이달 중 부도 처리된 건설사가 종합 3개, 전문 5개 등 8개사에 이른다. 통계가 공개된 2018년 이후 월간 최대 규모라고 한다. 중대형 건설사까지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건설사들은 건설사대로 자체적인 유동성 관리에 힘쓰고, 금융당국은 PF 사업부터 옥석을 가려 선제적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 윤 의원은 지원 연장, 사업주체 변경, 우선중단 3가지 카드를 놓고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우리는 위기에 먼저 대응하지 못하고 멍하니 있다가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당한 뼈아픈 경험이 있다. 그 교훈을 잊지 말고 고통이 따르더라도 회생 가능성이 없는 건설사나 PF 사업은 다른 곳으로 부실이 전이되기 전에 정리해야 한다. 그러지 못하고 미적대기만 하다간 또다시 실기하는 우를 범할 것이다.

국회에서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이 가까스로 통과된 것은 다행스럽다. 다시 강조하지만 현재 우리 경제에서 가장 위험한 요소인 건설사와 PF 부실 문제를 효율적으로 처리하지 못하면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시간만 질질 끄는 연명에만 매달려서는 안 될 것이다.

구조조정 경험을 통해 우리는 강하고 단호한 결단만이 살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당장은 힘이 들더라도 경제가 회복되고 나면 잘했던 결정이라고 자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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