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140억 원 기부해라" 러 '반나체 파티' 여론 뭇매

한승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29 05:20

수정 2023.12.29 05:20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유명인사 파티 현장. 사진 인스타그램 'AGENTGIRL' 영상 캡처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유명인사 파티 현장. 사진 인스타그램 'AGENTGIRL' 영상 캡처

[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이 여전히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유명인사들이 ‘반나체 파티’를 즐긴 사실이 드러났다.

27일(현지시간)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의 블로거 겸 방송인 나스티야 이블리바는 지난 20일 모스크바의 한 클럽에서 ‘반나체’를 컨셉의 파티를 열었다.

해당 파티에는 러시아의 인기 가수 필립 키르코로프와 디마 빌란, 래퍼 바시오 등 유명 연예인과 방송인 등이 대거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공개로 진행된 파티지만 선정적 옷차림의 참가자들이 즐기는 모습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공유되면서 비난이 나오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지하는 친정부 성향 블로거와 정치인, 활동가들은 군인들은 전장에서 하루에도 수십명이 죽어가는데 유명인사들이 이처럼 선정적인 파티를 즐겼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파문이 확산하자 당국은 이들에 대해 제재를 가했다.
알몸에 긴 양말만 두른 채 파티에 참석한 래퍼 바시오는 풍기 문란 혐의로 15일간 구금됐다. 아울러 ‘비전통적인 성적 관계를 장려’했다는 죄로 20만 루블(한화 약 283만원)의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일부 시민은 파티를 주최한 나스티야가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자 후원단체인 ‘조국의 수호자 재단’에 10억 루블(약 140억원) 상당을 기부할 것을 요구하며 집단 소송도 제기했다.

그런가 하면 파티에 참석한 다른 유명인사들도 예정된 콘서트가 취소되거나 광고 계약이 끊겼다. 여기에 오는 31일 방영될 예정이었던 새해 특집 프로그램의 사전 녹화분에서 출연 분량이 편집되는 등 파티 참석에 따른 후폭풍이 일어나고 있다.

참석자들은 즉각 사과에 나섰다. 가수 필립 키르코로프는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이 같은 행사에 참여해서 내가 예술가이자 시민으로 존재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인 러시아에서의 내 경력에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결코 원하지 않는 일”이라고 사과했다.


팝스타 디마 빌란은 “(파티에서) 나는 터틀넥에 커다란 트렌치코트와 바지를 입고 신발을 신고 있었다”면서 “나는 다른 참가자들이 무엇을 입고 올지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또 파티 주최자 나스티야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러시아 국민 여러분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달라고 부탁하고 싶다”며 “만약 이에 대한 답이 ‘아니오’라면 나를 향한 대중의 처벌을 받을 준비가 되어 있다.
부끄럽게 물러나진 않겠다”고 말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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