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빨간 고무통에 시신 담고 '낑낑'...CCTV에 딱 걸린 40대 패륜아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29 05:39

수정 2023.12.29 05:39

의붓어머니 살해 혐의를 받는 40대 배모 씨의 범행 모습이 촬영된 CCTV. 출처=유튜브 채널 ‘서울경찰‘ 캡처
의붓어머니 살해 혐의를 받는 40대 배모 씨의 범행 모습이 촬영된 CCTV. 출처=유튜브 채널 ‘서울경찰‘ 캡처


[파이낸셜뉴스] 70대 의붓어머니를 살해한 후 암매장한 40대 남성의 범행 장면이 담긴 CCTV가 공개됐다. 이 남성은 의붓어머니가 받는 기초연금과 누나가 받는 장애인 연금을 노리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25일 유튜브 채널 '서울경찰'을 통해 강도살인, 시체은닉 혐의로 구속기소된 배모(48)씨 검거 과정에 대해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배씨는 지난 10월 19일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의붓어머니 이모씨(75) 집에서 친누나의 장애인 연금 통장을 가져가려고 다투다가 이씨를 목 졸라 살해했다. 이후 이씨의 시신을 고향인 경북 예천의 한 하천 갈대밭 주변에 암매장했다. 배씨는 이 통장에서 연금 165만원을 인출해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주민센터에서 ‘관리하는 독거노인(이씨)이 일주일째 연락이 되지 않는다’면서 실종 신고를 접수했다”며 “당시 이씨의 휴대전화 위치는 지난해 사별한 남편의 고향인 경북 예천군으로 떴다. 이에 처음에는 이씨가 남편을 그리워해서 예천으로 혼자 내려갔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찰 헬기와 경찰견을 대동한 대대적인 수사에도 이씨를 찾지 못하자, 경찰은 이씨 주변을 탐문했고 의붓아들 배씨의 진술이 계속 엇갈리는 등 수상한 점을 발견했다.

이에 경찰은 이씨 주거지 부근에 설치돼있는 방범용 CCTV를 확인한 결과 의붓아들 배씨가 이씨를 따라 집으로 들어간 뒤 한참 뒤에 혼자 나오는 장면이 포착됐다. 다음날에는 배씨가 이씨 집에 다시 방문해 시신이 든 것으로 추정되는 빨간 큰 고무통을 힘겹게 굴리며 나오는 장면이 담겼다. 배씨는 이 고무통을 미리 준비한 검은색 렌터카 트렁크에 싣고 현장을 떠났다.

렌터카 트렁크에는 혈흔 반응이 나왔고, GPS 기록에는 배씨가 경북 예천군에 내려간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경찰은 A씨의 범행을 확신하고 경기 수원시 한 숙박업소에서 그를 체포했다. A씨는 조사에서 범행을 자백했다.

배씨는 강도살인, 시체은닉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씨는 남편 사망 이후 기초연금 32만원과 의붓딸의 장애인 연금 등 매달 총 88만원으로 생활해왔는데, 검찰은 배씨가 이를 탐내다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씨가 사망할 경우 자신이 모든 재산을 상속한다는 내용의 허위 유언장도 작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배씨는 지난 4월 실직한 이후 매달 경정과 경륜에 약 300만원을, 인터넷 개인 방송 진행자에 후원금으로 약 100만원을 사용했다. 그는 휴대전화 요금도 내지 못했고, 범행 직전에는 채무가 2255만원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배씨는 강도살인 및 시체유기 혐의로 구속기소 된 상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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