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옷 벗긴 채 무릎 꿇렸다..또 나온 이스라엘군 '인권침해' 논란

조유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29 08:07

수정 2023.12.29 08:07

팔레스타인 남성 수십명 속옷만 입은 영상
NYT 공개 질문에 이스라엘군 답변 거부
유튜브 갈무리
유튜브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이스라엘군(IDF)이 팔레스타인 남성들의 옷을 벗긴 채 잡아둔 모습이 담긴 또다른 영상이 확산하면서 인권 침해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과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스라엘 사진가 요시 감주 레토바는 지난 24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 같은 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자신이 이스라엘군 나할 여단 932연대를 종군 취재했다고 밝혔다.

영상에는 팔레스타인 남성 수십명이 속옷만 입은 채로 야외 경기장에서 무장한 이스라엘 군인들 앞으로 줄을 지어 걷거나 무릎을 꿇고 앉아있는 모습 등이 담겼다. 이 중에는 역시 속옷만 입은 어린 소년도 최소 두 명 포함되어 있다.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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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으로 눈을 가린 여성 3명과 남성 2명이 이스라엘 국기가 걸린 골대 앞에 꿇어앉아 있는 모습도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이들 사이에는 이스라엘 군용차량과 불도저가 지나다니고 있다.

NYT는 영상 속 장소가 가자시티의 축구 경기장인 야르무크 스타디움이고 촬영 시점은 이달 중순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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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확산하자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남성들을 하마스 전투원인지 아닌지 검증하기 위해 대거 모아야 했으며 이들에게 무기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옷을 벗겼다"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 북부에서 발견된 징병 연령의 남성들을 체포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번에 공개된 영상에서는 백발의 노인 남성도 상의를 입지 않은 채 붙잡혀있었다.

유로-지중해 인권 모니터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시티의 셰이크 라드완 지역에서 팔레스타인인 수백명을 구금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며 이들 중에는 야르무크 스타디움에 잡혀간 여성들 수십명도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성명에서 "10세가량의 어린아이들과 70세가 넘은 노인을 포함해 팔레스타인 남성들이 속옷을 제외한 모든 옷을 벗은 채 같은 장소에 구금된 여성들 앞에서 굴욕적인 방식으로 줄을 서도록 강요당하고 있다"라며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조사를 촉구했다.

이번에 공개된 영상과 관련한 NYT의 질문에 니르 디나르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해당 영상이 이스라엘군에 의해 공개된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답변을 거부했다.

디나르 대변인은 별개의 성명에서 이스라엘군은 구금자들을 국제법에 따라 대우하고 있으며 무기나 폭탄 소지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이들에게 옷을 벗도록 하고 있다는 일반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구금자들이 조사가 끝나고 옷을 입는 것이 가능해지면 옷을 돌려주고 있으며 이들이 '테러 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 풀어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마구잡이로 잡아들여 옷을 벗기는 등 인권 탄압을 저지르고 있다는 비판은 이달 초부터 제기되어 왔다.
당시에도 가자지구에서 속옷 차림으로 무릎을 꿇은 남성들이 포착됐는데, 이스라엘군에 체포된 하마스 대원일 가능성이 언급된 바 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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