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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1위 체면 구긴 애플, 빅7 가운데 최저 상승률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30 04:02

수정 2023.12.30 04:02

[파이낸셜뉴스]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 최대 기업인 애플이 올해 기대 이하 실적 속에 빅7 가운데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애플은 2001년 이후 처음으로 4분기 연속 매출이 둔화되고, 인공지능(AI) 테마에서도 멀어지면서 다른 빅7 종목들만큼의 높은 상승률을 거두는데 실패했다. 로이터뉴스1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 최대 기업인 애플이 올해 기대 이하 실적 속에 빅7 가운데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애플은 2001년 이후 처음으로 4분기 연속 매출이 둔화되고, 인공지능(AI) 테마에서도 멀어지면서 다른 빅7 종목들만큼의 높은 상승률을 거두는데 실패했다. 로이터뉴스1


애플이 올해 역대 그 어느 기업도 통과하지 못한 시가총액 3조달러 관문을 넘었지만 주가 상승률에서 다른 빅7 종목들에 못 미치며 체면을 구겼다.

22년 만에 최장 매출 감소세를 기록하고, 올해 증시 핵심 테마였던 인공지능(AI)에서도 흐름에 편입되지 못한 것이 애플 주가 상승에 제동을 걸었다.


빅7 가운데 최저 상승률

애플은 올들어 주가 상승률이 48% 수준을 기록했다.

높은 상승률이지만 다른 빅7 종목들에 비하면 낮다.

애플에 이어 시가총액 2위를 달리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는 56%, 알파벳은 57% 넘게 뛰었고, 아마존은 81% 가까이 급등했다.

엔비디아부터는 애플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의 폭등세를 보였다.

올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편입 종목 가운데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엔비디아는 상승률이 236%에 육박한다. 시가총액도 반도체업체로는 최초로 1조달러를 넘어섰다.

AI와 함께 비용절감을 들고 나온 메타플랫폼스도 193% 폭등했고,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 둔화 속에서도 102%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AI가 희비 갈라

애플을 제외한 나머지 6개 종목 모두 AI와 연관이 있다는 점이 두드러진 특징이다.

애플도 AI를 등한시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의 흐름과는 차이가 있는 소형 AI를 예고하고 있다.

클라우드에 기반한 지금의AI 개발 붐과 달리 인터넷이 접속되지 않더라도 스마트폰에서 자체적으로 구동이 가능한 AI를 개발하고 있다. 당장은 돈이 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와 달리 엔비디아는 AI 구축과 가동에 필수적인 AI 반도체 시장을 90% 이상 장악하면서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종목이 됐다.

MS는 지난해 챗GPT-3를 공개해 AI돌풍을 일으킨 오픈AI 최대 투자자로 긴밀히 협력하고 있고, 알파벳은 산하 구글을 통해 GPT 대항마 제미나이를 공개했다.

아마존은 뒤늦게 AI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AI 핵심기반인 클라우드 시장 1위라는 강점을 살려 이들을 바싹 추격하고 있다.

메타는 소스를 공개하는 오픈소스 AI를 개발 중이고, 테슬라는 자율주행소프트웨어 훈련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테슬라 향후 주가 상승의 핵심 동력 가운데 하나로 AI가 지목되기도 한다.

신형 아이패드 출시 생략


AI에서 밀리고 있는 애플은 탄탄한 애플생태계 덕에 실적이 안정적이기는 하지만 성장성에서 고전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매출은 4분기 연속 하락해 2001년 닷컴거품 붕괴 이후 최장 매출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신제품 개발도 삐걱거리고 있다.

애플은 올해 태블릿PC인 아이패드 신형도 내놓지 않았다. 아이패드 신형이 나오지 않은 것은 2010년 아이패드를 시장에 공개한 이후 처음이다.

신형이 출시되지 않으면서 구형모델 가격할인도 없어 아이패드 매출은 지난 9월 마감한 2023회계연도 전체로 3.4% 감소했다. 판대대수로는 15% 감소세다.

최근에는 특허권 소송에 휘말리면서 핵심 제품군 가운데 하나로 부상한 스마트워치 애플워치 최신기종 판매도 중단했다.

항소법원이 수입중단금지 가처분 소송을 받아들이면서 연말 대목을 통째로 날리지 않아도 됐지만 타격은 불가피하다.

맥컴퓨터 매출도 신통찮다. 전년비 27% 가까이 급감했다.

내년 4조달러 시총 가나


그러나 이같은 부진 속에서도 시가총액 사상최고 기록 보유자인 애플이 내년 말에는 '시총 4조달러' 클럽 문을 열어제칠 것이란 낙관이 나온다.

애플이 고전을 끝내고 내년에 다시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드라이브를 걸 것이란 전망이다.

애플 주력인 아이폰이 내년에 대규모 업그레이드 수요가 있어 애플이 지금까지의 아이폰 매출 부진에서 벗어나면서 재도약할 것이란 전망이 낙관 전망 근거다.

이 예상이 실현되면 애플은 시총 2조달러에서 3조달러 달성에 3년이 걸렸지만 3조달러에서 4조달러로 높아지는데는 그 절반인 1년 반이면 된다.

이같은 낙관론은 웨드브시증권의 유명 기술주 담당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의 주장이다.

아이브스는 20일 분석노트에서 애플 시총이 내년말 4조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내년에 아이폰 업그레이드 수요가 대폭 늘어날 것이라면서 애플 매출이 폭증할 것으로 낙관했다.

그는 애플 '비중확대(매수)' 추천과 목표주가 250달러를 재확인했다.


250달러 주가에 도달하면 시총 4조달러를 뚫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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