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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韓 성장률 2.0%...'상고하저' 더딘 흐름 전망

이창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31 14:18

수정 2023.12.31 14:18

국책·민간연구소·증권사·국제기관 20곳
소비자 물가는 2.6%...2%대 전망
KDI "성장률 고(高)보다 중(中)에 가까워"

1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2023.12.11/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사진=뉴스1
1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2023.12.11/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국내외 주요 경제연구기관과 증권사들이 새해 우리나라 연간 성장률을 2% 내외로 전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평균 2.6% 수준으로 권고치인 '2%대'를 내다봤다.

상반기 견인하는 '상고하저'...2%대 성장

31일 관가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책 연구기관과 민간 연구소, 국제기구, 증권사 등 20곳이 발표한 내년도 한국경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는 평균 2.0%로 집계됐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산업연구원은 각각 2.2%, 2.0%를 전망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내년 성장률 전망치(2.1%)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정부가 지난 7월 발표한 전망치(2.4%) 보다는 낮았다.

상반기 성장률은 평균 2.2%, 하반기 성장률은 평균 1.9%로 상반기에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세가 점쳐졌다. 올해 '상저하고'에 따른 하반기 성장세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하반기부터는 다시 동력이 소폭 떨어질 것으로 봤다.

KDI는 "내년 성장률은 '고(高)'라기 보다는 '중'(中)에 가까운 수준으로 올라가는 것"이라며 "내수 증가세 둔화가 예상되지만, 수출을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연구원은 "2024년 국내경제는 IT 경기의 완만한 회복세에 힘입어 수출과 설비투자가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면서도 "고물가·고금리의 영향으로 소비 성장세가 둔화하고 건설투자가 위축되면서 완만한 성장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국제기구 역시 비슷한 수준의 전망치를 내놨다.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개발은행(ADB),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내년 한국 경제의 성장률을 평균 2.2%로 전망했다.

공통적으로 반도체 경기 회복에 따른 수출 개선, 중국 경기 회복 효과 등을 성장률 견인 요소로 봤다. 가계·기업부채 부담 증가 등 역시 모두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민간 연구소에서는 보다 보수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과 LG경영연구원, 우리금융경영연구소, 하나금융경영연구소, 한국경제인협회는 내년 한국경제가 평균 2.0% 성장을 예견했다.

'상고하저'의 흐름에 대해서는 의견을 같이했다. 상반기 성장률은 2.1%, 하반기 성장률은 2.0%를 각각 전망했다.

가장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곳은 LG경영연구원이었다. 상반기 1.9%, 하반기 1.7% 성장하면서 연간으로 1.8%에 머무는 저성장을 예상했다. LG경영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우려 지속으로 금리를 조기에 크게 낮추기도 어렵고, 정부가 재정지출을 적극적으로 늘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과거 경제위기 상황을 제외하면 처음으로 2년 연속 2% 경제성장률에 미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2%대 물가 상승률...고물가 완화

20개 기관의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평균은 2.6%다. 지난해 5.1%, 올해 3.6%에 이어 고물가 흐름이 완화세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최근 한국은행 역시 내년 물가상승률을 2.6%로 전망했다. 정부의 7월 전망치는 2.3%였다.

KDI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단기적으로 등락하고 있지만, 근원물가 상승세는 둔화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며 "기대 인플레이션도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는 만큼, 전체적인 물가상승률 하락 흐름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정학적 갈등에 따른 에너지 가격의 변동성과 이상기후로 인한 농축수산물 수급 불안정, 공공요금 인상 등은 물가의 위험 요인으로 꼽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전반적으로 상승세가 둔화하겠지만, 유가 상승 등 공급자 측 물가 상방 압력이 여전해 둔화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국내외 수요가 빠르게 회복될 경우 물가 상승세가 재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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