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5대 금융지주 회장이 꼽은 금융권 리스크는 "부동산 PF"..외형 확대보다 내실 다진다

김나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01 16:18

수정 2024.01.01 16:18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금융지주 회장
"부동산 PF, 다중채무자 대출 부실 우려"
中 경기부진·정치 리더십 교체도 변수
가계대출 증가율 2% 전망..순이자마진 축소
'상생금융' 앞세우고 '안정적 경영'에 방점
양종희 KB금융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이석준 NH농협금융 회장(왼쪽부터). 사진=각 금융그룹 제공.
양종희 KB금융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이석준 NH농협금융 회장(왼쪽부터). 사진=각 금융그룹 제공.

5대 금융지주 회장 갑진년 새해 전망 및 경영 방향
KB국민 양종희 신한 진옥동 하나 함영주 우리 임종룡 NH농협 이석준
경제·금융리스크 ①고금리 부작용 ②정치·지정학 위험 ③중국 경제위기 ①부동산 PF 부실 2금융권 리스크 확대 ②가계·기업 부채 부담 ③중국 경기부진 ①부동산 PF 부실 ②가계·기업 부실 ③美 통화정책 불확실성 ①경기회복 지연 ②부동산 PF 리스크 현실화 ③대외 지정학적 위험 ①지정학적 불안 ②美 등 글로벌 리더십 교체 ③기술 발전에 따른 산업 구도 재편
부동산가격 서울 1% 이하 상승, 전국 보합 서울·수도권 1% 안팎 하락, 전국 5% 하락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전년동월대비 상승 전환 서울 보합 수준(0~1%) 예측불가
가계대출 증가율 약 2% 2.3% 1.5% 안팎 약 2% 예측불가
경제성장률 1.8% 1.7% 2.1% 2.1% 안팎 2% 초반(시장 전망)
물가상승률 2.8% 2%대 중반 2.6% 2%대 초반 2%대 중반(시장 전망)
기준금리 올 하반기 0.5%p 인하 중반 이후 1~2회 인하 하반기 2회, 0.5%p 인하 물가-경기 따라 인하 시점 유동적 예측불가
경영 화두 상생금융 실천 상생 가치 최우선 외형 확대보다 내실 다지기 금융의 사회적 책임 강화 예년 수준 목표, 안정적 수익구조 확보

[파이낸셜뉴스]5대 금융지주 회장들이 갑진년 새해 경제·금융권 최대 리스크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을 지목했다.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기업과 가계의 부채 부담, 중국 경기 부진 등 대내외 리스크도 만만찮다는 게 5대 지주 회장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부동산 경기 회복을 두고는 전망이 엇갈린 가운데 가계대출 증가율이 1.5~2.3%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부동산 관련 가계대출 수요 부진에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은행이 지난해와 같은 이자이익을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공통적으로 제기됐다. 이에 5대 지주에서는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가운데 외형 확대보다는 안정적 수익기반 창출을 중점에 두고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고금리 장기화에 부동산 PF·대출 부실이 최대 리스크"
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회장은 부동산 PF 대출을 비롯해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가계·기업대출 부실을 올해 경제·금융권 최대 리스크로 꼽았다.


현재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3.50%로 한국은행이 "충분히 장기간" 긴축기조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차주 상환능력이 떨어져 대출 부실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은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특히 지방 PF 사업장, 2금융권의 과대 채무자 등의 건전성이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도 "(고)금리와 공사비·미분양 증가 등으로 사업성이 나빠진 부동산 PF 대출이 일부 건설사 부실화, 비(非)은행 중심 금융권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를 위해 금융사가 손실에 대비한 충당금을 더 쌓고, 모니터링과 사업장별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금융지주 회장들은 글로벌 부동산 경기 부진으로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금융사들의 건전성도 나빠질 수 있다고 봤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미국 오피스 공실률이 증가해 미국 부동산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국내 금융사의 자본 적적성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전세계 공통적인 금리인상 기조는 마무리됐지만 중국 등 우리나라 경제와 밀접한 주요국의 경기 회복이 더딘 것도 리스크로 꼽힌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도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 경기 부진 장기화와 미·중 갈등 심화,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 등으로 한국의 수출주도형 성장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짚었다.

예측이 어려운 지정학적 리스크와 정치 리더십 교체도 우리나라 경제·금융권에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하마스·이스라엘 전쟁과 미국·EU(유럽연합)-러시아·중국·중동 갈등이 올해에도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 대만 총통 선거를 비롯해 세계 50여 개국에서 대선·총선을 앞두고 있어 각국 경제정책 불확실성도 커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상생금융' 전진 배치한 5대 금융, 전년 수준 손익 목표
우리나라 대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부동산 경기를 두고는 전망이 엇갈렸다.

양종희, 함영주, 임종룡 회장은 서울 아파트가 0~1% 사이 소폭 상승하거나 보합 수준을 예상한 반면 진옥동 회장은 서울·수도권에서 1% 하락, 전국에서는 5%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지주 회장들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이 1.5~2.3%에 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올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7%~2.1%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예상범위가 2% 초반에서 2.8%까지 범위가 다소 넓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행이 하반기에는 두 차례 금리를 인하해 기준금리가 3%까지 떨어질 가능성을 제시했다.

올해 경제를 이같이 예상한 금융지주 회장들은 외형 확대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데 중점을 두고 그룹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양 회장은 선제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해온 KB금융이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안정적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했다. 진 회장은 순이자마진(NIM) 소폭 하락을 예상하며 지난해 수준 손익 시현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함 회장은 "외형 확대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주안점을 두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 구축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언론과 인터뷰에서 밝혔다. 취임 1년을 맞은 이 회장도 농협금융은 예년 수준을 목표로 안정적 수익 구조를 확보하겠다고 했다.

인공지능(AI)과 비금융 분야 융합으로 신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경영 계획도 나왔다. 이 회장은 "AI는 미래 금융의 핵심 요인"이라며 AI의 전사적 도입, 슈퍼플랫폼 구축 등을 경영 전략으로 제시했다. 진 회장은 지난해 12월 출시 5일 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한 '슈퍼 앱' 슈퍼 쏠(SOL)에 비금융 사업들을 장착해 고객 저변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임 회장은 비금융 기업 디지털 채널에 은행 상품·서비스를 제공하는 BaaS 비즈니스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금융지주 회장들은 그룹 경영에서 상생금융에 무게를 두겠다고 했다.
양 회장은 "국민과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상생금융을 실천하겠다"라고 말했다. 진 회장은 "상생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두겠다", 임 회장은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겠다"라며 각 그룹 회장들이 한 목소리로 상생 실천을 약속했다.


한편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원금 손실과 관련해 각 그룹 회장들은 당국 가이드라인 등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고객 배상을 결정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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