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쇼핑·외식·휴식까지… "베트남 중산층 소비문화 바꿨다" [신년기획 2024 '기회의 땅' 동남아·인도를 가다]

김관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01 19:32

수정 2024.01.02 09:04

베트남 현지 프리미엄 브랜드 자리잡은 롯데
베트남 사업 확장 나선 롯데 계열사들
【 하노이(베트남)=김관웅 기자】 "롯데가 베트남 상류층 문화를 확 바꿨다. 중산층도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수준의 소비문화를 경험하고 있다." 베트남 현지인들은 롯데 브랜드를 말할 때면 늘 엄지를 치켜세운다. 경제계 등을 이끄는 기업인은 물론 젊은층까지 롯데 브랜드를 경험해본 사람들은 한결같은 반응이다. 롯데가 베트남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확고히 자리 잡고 있다. 롯데는 백화점, 마트, 패스트푸드 등 다양한 쇼핑문화뿐만 아니라 호텔, 서비스드 레지던스 등 최고급 휴식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시설까지 베트남 국민생활 모든 분야에서 만날 수 있는 최고 브랜드다.


특히 지난해 9월 말 하노이에서 그랜드 오픈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베트남 중산층 소비문화의 정점으로 불린다. 최고급 쇼핑몰, 대형마트, 특급호텔, 아쿠아리움, 영화관 등 그동안 롯데그룹이 다양한 콘텐츠에서 쌓아온 모든 노하우가 담겨있는 곳이다.

앞서 2014년 롯데물산이 완공한 롯데센터 하노이는 고급 문화의 정수다. 하노이에서 2번째로 높은 초고층 건물로 롯데호텔과 서비스레지던스, 백화점, 마트 등 한곳에서 한국 소비문화의 진수를 모두 경험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곳이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찾은 시민들이 롯데몰 광장을 거닐고 있다. 사진=김관웅 기자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찾은 시민들이 롯데몰 광장을 거닐고 있다. 사진=김관웅 기자

#1. 잠실 롯데타운 닮은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롯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하노이 최고 관광지인 서호(West Lake)에 연면적 35만㎡ 규모로 들어선 초대형 상업복합단지다. 쇼핑몰, 마트, 호텔, 아쿠아리움, 영화관 등을 갖추고 있어 쇼핑과 문화콘텐츠를 한곳에서 즐길 수 있다. '베트남판 잠실 롯데타운'인 셈이다.

특히 쇼핑몰은 지난해 9월 공식 오픈을 앞둔 프리오픈 기간 누적 방문객이 무려 200만명을 기록했다. 일평균 3만명, 주말에는 평균 5만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하노이 인구가 840만명이니 시민 5명 중 1명이 방문한 셈이다. 그랜드 오픈 이후 석 달이 지났지만 지금도 일평균 3만5000명이 이곳을 찾는다.

1층 입구에 들어서자 쇼핑몰 한가운데에 설치 조형물이 보인다. 국내 이지연 작가가 만든 '무지개 숲'이다. 롯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도심 속 원데이 트립(One Day Trip)'을 콘셉트로 여행 같은 하루를 선사하는 모던한 공간이 특징이다. 롯데그룹 계열사의 다양한 콘텐츠가 모두 모여있지만 층마다 차별화된 테마를 설정해 각기 다른 곳을 여행하는 느낌을 준다. 베트남에서는 볼 수 없었던 혁신적 쇼핑경험이다.

1층에는 프리미엄 브랜드 중심의 '인플루언서 애비뉴', 2층은 젊은 고객들의 취향을 반영한 '플레이 그라운드', 3층에는 '라이프 스타일 & 스포츠', 4층은 '문화체험 공간', 5층은 '키즈 판타지아' 테마로 꾸며져 있다.

쇼핑몰에 입점한 총 233개 브랜드는 2040세대 패밀리의 취향을 담은 시그니처 매장이다. 이 중 베트남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브랜드만도 25개에 달한다. 특히 3층과 4층에 집중된 식음료(F&B) 매장에는 베트남 현지의 맛집을 한데 모은 '더 푸드홀'과 한국 전문식당가 'K-플레이버' 등은 엄청난 인기를 자랑한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쇼핑 콘텐츠뿐만 아니라 현지에서 보지 못한 차별화된 서비스로 입소문을 탔다. 우수고객 3개 등급으로 세분화해 라운지 이용은 물론 무료주차,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또 현지 이동수단을 고려해 6000대의 오토바이 주차장도 구비돼 있다.

지하 1층에 위치한 롯데마트도 하노이의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한국에서 쌓은 유통 노하우와 전문성을 베트남 현지 쇼핑문화와 접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베트남 최초로 즉석 조리식품 특화매장 '요리하다 키친'은 매장에서 직접 조리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개방형 주방과 140여명이 동시에 식사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됐다. 떡볶이, 김밥 등 분식과 양념치킨, 불고기 등 대표적인 K푸드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외식문화가 보편화된 베트남 시장에 딱 맞춘 아이템으로 요리하다 키친은 점심과 저녁 때면 매일 꽉 찬다. 대기시간이 길어 고객들은 포장으로 전환하는 사례까지 발생할 정도다. 특히 김밥, 떡볶이, 닭강정 등 K푸드에 손님들이 대거 집중됐다.

또 롯데마트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화존 '롯데 스테이션'은 롯데웰푸드의 단독상품을 도입했으며, '누들 스테이션'은 베트남 최대 규모의 면 특화 매장으로 500여종의 라면 및 누들 상품을 만날 수 있다.

롯데센터 하노이는 최고 65층으로 베트남 하노이에서 두번째로 높은 복합건축물이다. 외관은 베트남 국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아오자이의 모습을 닮았다. 사진=김관웅 기자
롯데센터 하노이는 최고 65층으로 베트남 하노이에서 두번째로 높은 복합건축물이다. 외관은 베트남 국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아오자이의 모습을 닮았다. 사진=김관웅 기자

#2. 롯데호텔·레지던스, 베트남 상류층 문화의 정수

롯데물산의 활약도 눈부시다. 롯데물산은 지난해 8월 롯데 P&D베트남 법인을 설립하고 베트남 시장에서 공격적인 수주에 나서면서 큰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베트남 랜드마크인 롯데센터 하노이를 인수한 데 이어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대우 스타레이크 빌라 단지 등을 수주했다.

롯데센터 하노이는 지난 2014년 문을 연 하노이에서 두 번째로 높은 초고층 복합빌딩이다. 베트남 전통의상인 '아오자이'를 모티브로 한 모습으로 베트남 국민들의 남다른 사랑을 받고 있다. 이곳에는 대형마트(지하 1층), 백화점(지상 1~6층), 오피스(8~31층), 공유오피스(17층), 서비스 레지던스(33~64층), 호텔(33~64층), 전망대(65층)가 자리잡고 있다. 매출은 지난해 1200억원을 기록했으며 2023년은 135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롯데물산은 지난해 9월 문을 연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내 공용부, 쇼핑몰, 서비스레지던스, 아쿠아리움 시설관리와 시네마 인테리어를 전담했다. 또 호안끼엠 '퍼시픽 플레이스'와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에 공유오피스도 오픈 준비 중이다.

롯데물산 베트남 법인 관계자는 "베트남 건설시장은 2024년까지 연평균 11.2%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국내 부동산 분야에서 쌓아온 전문성을 바탕으로 베트남 대표 종합 부동산회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현재 베트남 부동산 시장은 급속한 경제성장과 도시 인구 증가로 부동산 개발시대에 접어들었고, 개발된 건축물에 대한 자산관리 수요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롯데센터 하노이 지하1층에 자리잡은 롯데리아 매장. 아침 이른 시간임에도 매장을 찾은 손님들이 롯데리아 버거를 즐기고 있다. 사진=김관웅 기자
롯데센터 하노이 지하1층에 자리잡은 롯데리아 매장. 아침 이른 시간임에도 매장을 찾은 손님들이 롯데리아 버거를 즐기고 있다. 사진=김관웅 기자

#3. 프리미엄 롯데 신화의 시작… 롯데GRS

사실 프리미엄 브랜드 '롯데'를 베트남에서 가장 먼저 알린 것은 롯데GRS다. 롯데GRS는 1998년 베트남 법인을 설립해 올해로 26년째를 맞고 있다. 오랜 역사만큼 롯데를 알리는 선봉장이다. 베트남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패스트푸드 브랜드 1위가 롯데리아다. 패스트푸드 시장점유율이 35%를 넘는다. 글로벌 브랜드 KFC도 롯데리아보다 뒤에 위치한다. 롯데리아는 2022년 4월부터 매월 두자릿수 성장을 보이며 그해 매출이 1000억원을 넘어섰다.

롯데리아의 성공은 철저한 현지화에 따른 결실이다. 롯데리아는 진출 초기부터 햄버거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친숙한 먹거리로 자리잡도록 현지인들의 주식 메뉴를 반영한 현지화 전략을 썼다. 특히 베트남 국민들이 치킨을 즐겨먹고 다양한 반찬을 곁들인 쌀밥을 즐긴다는 것에 착안해 주력 메뉴인 치킨에 라이스, 야채, 양념소스를 제공하는 치킨라이스 메뉴를 개발한 게 대표적이다. 이 메뉴는 출시 초기 매출의 3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기도 했다.

롯데리아는 또 현지 고객들의 주문 메뉴를 정밀하게 분석해 치킨류 주문이 90%에 달한다는 것에 주목해 롯데리아 특유의 소스를 활용한 메뉴를 개발해 현지인 입맛을 공략했다.

롯데GRS는 현지 비즈니스 역량을 강화해 2027년까지 가맹점 300점포를 돌파하고 매출액도 1600억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롯데면세점이 지난 2017년 개점한 다낭공항점 롯데면세점 제공
롯데면세점이 지난 2017년 개점한 다낭공항점 롯데면세점 제공

#4. 오픈 첫해부터 흑자… 롯데면세점

베트남에서 롯데 브랜드를 알리는 또 다른 선봉은 롯데면세점이다. 2017년 오픈한 다낭공항점은 첫해부터 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냐짱 깜란공항점과 하노이공항점도 큰 폭의 매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또 2022년 11월 문을 연 다낭시내점도 빠르게 안착 중이다. 면세점 사업은 초기에 인테리어 비용과 제품 구매비용이 많아 첫해에 흑자를 내기 쉽지 않은 것을 감안할 때 성장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다낭시내점은 베트남 내 4번째 매장이지만 화장품, 주류, 주얼리, 시계, 패션잡화 등 약 200개 브랜드가 입점한 베트남 최대 규모 면세점이다. 베트남에서 가장 유명한 해변 중 하나인 미케 해변 인근 VV몰 2층에 있어 접근성이 좋은 게 특징이다.

롯데면세점이 베트남에 집중하는 데는 베트남을 동남아시아 면세 시장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것이다. 동남아는 최근 경제발전이 속도를 내면서 동남아 고객들의 명품 패션, 뷰티 등에 대한 구매력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베트남은 중산층이 크게 늘고 있다.
세계은행 최근 조사에 따르면 베트남 중산층 비중은 코로나19 직전 대비 2배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으며, 2026년에는 전체 국민의 26%까지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베트남에서 2022년 2·4분기에 전분기 대비 약 15%의 매출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베트남 면세시장 점유율을 60% 이상 달성할 것으로 목표를 세우고 있다.

kwkim@fnnews.com 김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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