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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뜨는 프리미엄 브랜드… 싱가포르 K베이커리 강풍[신년기획 2024 '기회의 땅' 동남아·인도를 가다]

윤경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01 19:48

수정 2024.01.01 19:48

싱가포르 파리바게뜨
한결같은 맛·품질에 인기
래플스시티에 두번째 플래그십
한국보다 비싸지만 손님 '바글'
지난해 매출 전년 동월比 20%↑
2조원 규모 할랄시장 도전
창이공항 글로벌 500호점 오픈
할랄 공장서 100여개 품목 생산
6년 후 동남아 매장 600개 목표
싱가포르 파리바게뜨 래플스시티점 전경
싱가포르 파리바게뜨 래플스시티점 전경
파리바게뜨는 프리미엄 브랜드… 싱가포르 K베이커리 강풍[신년기획 2024 '기회의 땅' 동남아·인도를 가다]
K푸드의 인기가 해외에서 날개를 달았다. K팝, K드라마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덕분이다. K베이커리, K치킨도 예외가 아니다. 대표적인 곳이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과 '황금올리브 치킨'으로 잘 알려진 제너시스BBQ그룹이다. 이들 K푸드 관련업체는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통해 동남아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으로 무대를 넓혀가고 있다. K푸드의 인기를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현지에서 생생하게 체감했다.


【파이낸셜뉴스 싱가포르=윤경현 기자】 "'한국의 빵'으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한류 바람을 타고 K푸드, 그중에서도 K베이커리가 동남아에서 주목받고 있다. 국내 시장의 '최강자'인 SPC그룹 '파리바게뜨'가 그 주인공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로 꼽히는 싱가포르에서도 파리바게뜨의 인기는 상상 그 이상이다.

■한결같은 맛과 품질이 고객 이끌어

싱가포르는 쇼핑몰 천국이다. 시내 주요 지하철역과 쇼핑몰이 업무용 빌딩과 거미줄처럼 이어져 있다. 시청역, 선텍시티 등과 연결된 '래플스시티'가 그중 하나다. 'K베이커리'를 대표하는 파리바게뜨 매장도 이곳 쇼핑몰 1층에 자리 잡고 있다.

파리바게뜨 래플스시티점은 2020년 6월에 문을 열었다. 2012년 첫 매장을 연 이후 싱가포르에 18개 매장을 운영 중인데, 아이온오차드점에 이은 두 번째 플래그십 매장이다. 한쪽에 SPC그룹의 블렌디드 티 브랜드 '티트라(teatra)'가 전시돼 있는 것이 눈에 띈다.

한국에 있는 매장들보다 규모가 훨씬 커 보인다. "245㎡ 넓이에 좌석은 모두 64개"라는 로스나니 매니저의 설명이다. 평일(2023년 12월 12일) 오후인데도 빈 자리를 찾기 힘들다. 직장동료와 함께 매장을 방문한 누르 아이샤씨는 "가까운 선텍시티에 직장이 있는데 일주일에 두어 번 온다. 주로 샌드위치에 음료를 곁들여 점심을 해결한다"면서 "'브레드토크' 같은 로컬 브랜드도 있지만 파리바게뜨가 가진 특별한 맛이 있다"고 말했다.

로스나니 매니저는 "2023년 11월에는 하루 400명 넘는 고객이 방문했다. 2022년 같은 달보다 매출이 20% 이상 늘었다"고 했다.

가격은 한국보다 높게 책정돼 있다. 싱가포르에서 파리바게뜨가 국내 '파리크라상'과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로 운영되고 있는 데다 상대적으로 높은 현지 시장물가를 반영한 때문이다.

한국 파리바게뜨와 다른 메뉴들이 많이 보인다. SPC 싱가포르법인의 유한나 마케팅매니저는 "푸딩이나 크림 브레드, 케이크 치즈 타르트 등 우유를 강조한 제품이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파리바게뜨는 빵과 케이크가 강화돼 있는 반면 싱가포르에서는 샐러드와 샌드위치 카테고리가 발달돼 있다"며 "카페 & 베이커리 형태로 자리를 잡아 매장에서 식사를 하는 고객이 많다"고 덧붙였다.

곁에 있던 로스나니 매니저가 "케이크 중에서는 '프레시 요거트 크림 케이크'가 제일 매출이 많다. 빵은 '코리안 밀크 크림 브레드'를 비롯해 부드러운 빵이 잘 나간다"고 거들었다.

유 매니저는 "현지 문화와 트렌드를 반영, 10여년 동안 한결같은 맛과 품질을 유지한 덕분에 싱가포르에서 '프리미엄 베이커리' 이미지를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SPC그룹은 (2023년) 10월 창이공항 2터미널에 글로벌 500호점인 'T2 랜드사이드점'을 오픈했다. 유 매니저는 "중동 및 할랄 시장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로서, 글로벌 사업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으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2030년 동남아서 600여개 매장 오픈

SPC그룹은 오는 2030년까지 동남아 시장에 600개 이상의 매장을 열고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특히 전 세계 인구의 24%를 차지하는 19억 무슬림 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파리바게뜨의 8번째 해외 진출국인 말레이시아는 아세안(ASEAN)을 대표하는 곳으로, 국교가 이슬람교인 대표적 할랄 시장이다. 글로벌 할랄푸드 시장은 2조달러를 넘는 것으로 평가된다.


SPC그룹은 2022년 버자야푸드그룹과 조인트벤처를 세우고 말레이시아 제2의 도시 조호르바루에 400억원을 투입, 할랄인증 제빵공장을 짓고 있다. 빵과 케이크 등 100여개 품목을 생산하게 된다.


SPC그룹 관계자는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등 기존에 진출한 국가는 물론 향후 진출 예정인 중동 국가들까지 세계 할랄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는 생산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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