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전쟁의 역설'...방산업계 '일감' 역대 최고

홍요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03 05:39

수정 2024.01.03 05:39

폴란드 토룬 포병사격장에서 우리가 수출한 K9 자주포가 표적을 향해 포탄을 발사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폴란드 토룬 포병사격장에서 우리가 수출한 K9 자주포가 표적을 향해 포탄을 발사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방산업체들이 우크라이나와 중동 등에서 발발한 전쟁의 영향으로 역대 최고치의 수주 잔량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방산업체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 등 대규모 계약으로 수주 잔량이 2년간 6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에어로 수주잔고 2년새 6배 증가

3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세계 15대 방산기업 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22년 이들의 무기 판매 수주 잔고를 더한 금액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2022년 이들 기업의 수주잔고는 전년 대비 10% 넘게 증가한 7776억달러(약 1003조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 이들 기업의 수주 잔고는 7640억 달러(약 984조원)로 고공행진을 이어왔다.

특히 국내 방산업체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수주 잔고는 분석 대상 기업 중 최고 증가율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난 2020년 수주 잔량은 24억달러(약 3조1000억원)에서 작년 152억달러(약 19조6000억원)로 2년새 6배 이상 불어났다. 이에 2000년 세계 31위였던 한국의 무기 수출 순위는 지난 2022년 세계 9위까지 높아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러우 전쟁으로 안보위협을 느낀 폴란드가 'K-9 자주포’ 대규모 계약에 나서면서 크게 수혜를 받았다.

지정학적 긴장에 '군비 증강' 올해도 이어져

글로벌 방산기업들이 호황을 누리는 배경에는 국가 간 전쟁으로 안보 불안이 커지면서 각국 정부의 군비 확대 추세가 있다. 유럽 국가들이 러우전쟁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에 탄약·포탄과 전차 등 군사 물자를 지원하면서, 자국에서 줄어든 재고를 보충하기 위해 앞다퉈 주문을 내놓고 있다. 아울러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전쟁도 지정학적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켰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집계한 지난 2022년 세계 각국의 군사비 지출은 2조2400억 달러(약 2830조원)로 전년 대비 3.7%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중 유럽의 군비 지출 증가율은 최소 30년 만에 최고치였다.

업계에서는 한동안 글로벌 방산업계 일감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뿐 아니라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북미, 아시아·태평양 등 국가들이 올해에도 국방예산을 앞다퉈 증액하는 분위기다.

특히 국내 방산업체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신속 납기와 가성비, 현지 맞춤 주문 제작 등 강점을 인정받아, 올해에도 수주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무기 수요는 급증했지만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업체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의 방산업체들은 신속하게 제작, 인도할 수 있는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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