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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금리 역전, 올해 최장 기록 새로 쓴다.”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03 15:16

수정 2024.01.03 15:16

기존 최장 기록 26개월(2005년 8월~2007년 9월) 올 9월까지 지속되면 27개월로 최장 기록 갱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25∼26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5.25~5.50%로 0.25%p 올렸다. 한국(3.50%)보다 최대 2.00%p나 높은 수준이다. circlemin@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트위터 @yonhap_graphics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25∼26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5.25~5.50%로 0.25%p 올렸다. 한국(3.50%)보다 최대 2.00%p나 높은 수준이다. circlemin@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트위터 @yonhap_graphics

[파이낸셜뉴스]한국과 미국의 정책금리 역전 기간이 연내에 최장 기록을 갱신할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피봇 기대감이 최근 고조됐으나 금리 역전폭이 사상 최대치에 이른 상황에서 정책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예상이 분분하고 인하폭도 1%p 내외에 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올해 9월까지 금리 역전 지속되면 “연내 최장 기록 경신”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미 정책금리는 일시적으로 금리 차이가 없던 지난해 8월을 제외하고 7월부터 이달까지 19개월째 역전된 상태다. 과거 한미금리 역전 시기는 모두 세 차례로 1999년 7월부터 2001년 3월까지 21개월, 2005년 8월부터 2007년 9월까지 26개월, 2018년 3월부터 2020년 2월까지 24개월간 등이다.

업계에서는 한미금리 역전 현상이 올해 연말까지 해소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파월 의장이 지난해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실제 금리 인하 시점을 두고는 의견이 분분하기 때문이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의 패트릭 하커 총재는 지난달 "당분간 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하고 상황을 지켜보자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뉴욕 연은의 존 윌리엄스 총재도 "지금은 금리 인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2%)에서 안정될 때까지 충분히 장기간 긴축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하는 것도 한미금리차 역전 장기화 요인이다. 한은은 2024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에서 “물가상승률이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4·4분기 이후에나 목표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한은은 올해 상반기 물가상승률이 3%를 기록한 뒤 하반기에 2.3%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 중이다.

더구나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선다고 해도 한미금리 역전 폭이 사상 최대치인 2%p에 육박한 상태라 실제 한국 기준금리보다 낮아지기엔 오랜 시일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미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7월까지 11차례 금리 인상을 통해 정책금리 목표범위를 5.25~5.50%까지 높였다. 한은은 지난 2021년 8월 0.5%였던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한 뒤 지난해 1월까지 총 10차례에 걸쳐 3.50%로 인상했다.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한미금리차는 올해 9월 기존 최장 기록을 경신한다.

■미 정책금리 연말 ‘4% 초반대’...“금리 역전 지속 시 자본조달 비용 상승 우려”
이같이 한미금리 역전 현상이 장기화될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한은 뉴욕사무소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10개 투자은행(IB)은 연준의 올해 연말 정책금리를 평균적으로 4% 초반대로 전망하고 있다. 한은 외자운용원도 '2024년 글로벌 경제여건 및 국제금융시장 전망'을 통해 내년 말 미국의 정책금리를 4% 초중반으로 예측했다.

연준의 실제 금리 인하 속도가 투자은행 전망보다 더 느릴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은은 “2022년 말에도 투자은행들이 대체로 연준보다 정책금리 수준을 낮게 전망했으나, 결국 연준 전망대로 조정했다”며 “향후 이런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금융센터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일부 시장 기대와 달리 연준의 올해 3월 금리 인하는 어려울 것”이라며 “6~7월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금융권에서는 이같이 한미 기준금리 역전 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큰 폭의 내외금리차 역전 현상의 지속은 우리 경제주체들의 자본조달비용 상승과 해외투자 시 환헤지 비용의 상승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거주자의 한국물 외화채권 발생 시 발행금리 상승으로 이자상환비용이 늘어나고 있다”며 “대부분의 국내 투자기관들이 해외채권 투자 시 환헤지 전략을 추구하면서 환헤지 비용 증가와 투자수익률 하락 요인이 되고 있음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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