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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글로벌 빅3로 우뚝선 현대차, 기술 혁신의 쾌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03 18:33

수정 2024.01.03 18:33

작년 글로벌 판매 700만대 넘어
타협 없는 품질 우선주의의 결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3일 오전 경기 광명시 기아오토랜드 광명공장에서 열린 2024 현대차그룹 신년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3일 오전 경기 광명시 기아오토랜드 광명공장에서 열린 2024 현대차그룹 신년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현대차·기아가 지난해 다시 글로벌 판매대수 700만대를 넘어섰다고 3일 발표했다. 다른 글로벌 자동차회사의 연간 판매실적은 집계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2년 연속 도요타, 폭스바겐에 이어 '글로벌 빅3'가 유력한 것으로 분석한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판매 목표를 744만대로 잡고있다. 글로벌 침체로 국내 산업현장 곳곳에 시름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현대차·기아의 선전은 큰 위로가 된다.


2년 연속 '빅3'를 지키면서 현대차그룹은 명실공히 세계 자동차 시장의 빅 메이커로 우뚝 섰다. 1976년 첫 독자생산 모델인 포니를 수출할 때와 비교하면 기적 같은 일이다. 빅3 입지를 굳히게 된 것은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등 친환경차 경쟁력을 높여 판매를 크게 늘린 덕분이다.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하이브리드차 글로벌 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30% 이상 늘었다. 국내에서도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 전년 동기보다 40% 이상 증가했다.

둔화 우려가 컸던 전기차 시장 선전도 돋보였다. 지난해 북미 전기차 판매가 크게 늘어 점유율이 대략 12%로 올랐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서 생산된 아이오닉 5, 6와 EV6의 판매가 큰 힘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이날 경기 광명 기아 오토랜드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2030년 '전기차 글로벌 3' 포부도 다시 밝혔다. 현대차·기아는 경쟁사들이 주춤하는 사이 일찌감치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과 생산을 시작했던 기업이다. 이미 세계 시장에서 상당한 경쟁 우위를 확보했다. 전기차 빅3도 충분히 가능한 목표라고 본다.

현대차의 질주는 거세진 글로벌 보호무역 파고 속에서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더 주목받을 만하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악조건이 한둘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미국 수출은 역대 최대를 기록하며 거듭 한국 자동차 새 역사를 썼다. 미국 자동차 시장은 중국 다음으로 크다. 자동차 본고장 유럽 시장에선 르노그룹과 3위 경쟁이 치열하다. 난관을 뚫은 저력으로 새해 더 큰 결실을 거둘 수 있길 기대한다.

자동차는 이제 반도체와 함께 한국 산업을 이끌 강력한 맹주로 떠올랐다. 실제 현대차·기아는 판매량뿐 아니라 경영실적도 지난해 역대급이었다. 시장에선 현대차와 기아의 지난해 영업이익 합산 전망치가 27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7조원대로 예상되는 삼성전자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지금의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구글, 샤오미, 애플과 같은 전자기업들까지 전기차 시장에서 뛰기 시작했다. 전통의 내연기관 강자들의 변신도 적잖은 위협이다. 정의선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계속할 수 있는 기업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새겨들을 내용이었다. 특히 "품질에는 결코 타협이 있을 수 없다"며 품질과 신뢰를 궁극의 목표로 제시했다.
시장은 결국 혁신과 품질에서 결판이 난다. 현대차의 분투를 응원한다.
정부도 제도적으로 적극 뒷받침을 해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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