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 1일 일본에서 발생한 규모 7.6의 강진을 ‘인과응보’라고 말한 중국의 한 관영매체 아나운서가 업무 정지를 당했다.
3일 펑파이신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중국 하이난TV의 아나운서 샤오 청하오는 지난 1일 자신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와 더우인 계정에 올린 영상에서 “바오잉(인과응보)이 왔나? 일본에서 돌연 7.4 규모 강진”이라며 지진 발생 소식을 전했다.
그는 “새해 첫날 이렇게 큰 천재지변이 발생했으니 2024년 내내 일본 전체가 먹구름에 휩싸일 것”이라며 “그럼에도 핵 오염수를 바다로 방류해서는 안 된다”고 저주를 퍼부었다.
이후 해당 영상이 SNS를 통해 확산하면서 논란이 커지자 하이난TV는 그를 업무에서 배제했다. 하이난TV는 지난 2일 “샤오청하오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조사 중”이라며 “그의 업무를 잠시 중단시켰다”고 밝혔다.
하이난TV는 하이난 라디오와 하이난 방송의 합병으로 2001년 설립된 하이난성 직속 관영 방송 매체다.
대다수 중국 매체와 누리꾼들은 그의 발언이 부적절하다며 비판했다.
후난성 관연 매체 훙왕은 “지진 활동은 빈번하게 발생하는 자연 현상으로 일본 지진을 인과응보와 연관 짓는 것은 터무니없다”며 “일본이 중국 침략 당시 저지른 범죄와 일본의 핵 오염수 배출에 대해 원망과 불만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다른 나라의 천재지변을 조롱하며 원한을 푸는 방법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일부 매체와 네티즌들은 그의 발언을 두둔했다. 관영 상관신문과 경제 매체 둥팡차이푸는 “샤오청하오의 발언이 잘못됐다는 비판이 많지만 많은 네티즌들이 그의 발언을 지지하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적지 않은 누리꾼이 핵 오염수 바다 방류 이후 지진이 발생한 것은 ‘천도윤회(天道輪廻·순환하는 자연의 법칙)이자 나쁜 보답(報應不爽)’이라고 여긴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1일 일본 혼슈 중부 이시카와현 노트 반도에서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 62명 이상이 사망하고 5만7000여 명이 피난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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