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임신이래서 결혼했는데, 날 안 닮은 첫째...친자식 아니었네요"

조유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04 07:28

수정 2024.01.04 07:28

임식 소식에 책임감 느껴 결혼한 남성
이혼후 유전자 검사 해봤더니 '불일치'
"손배 청구하고 호적 정리할수 있나요?"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이혼 후 첫째 아이가 친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는 남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3일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사연자 A씨가 이 같은 사연을 전하며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는 지 물었다.

A씨에 따르면 그는 여자친구였던 아내와 2000년경에 처음 만나 1년간 동거했지만 성격 차이로 헤어졌다. 그러나 이별 후 전할 물건이 있어 만났다가 하룻밤을 보내게 됐다.

친자 아니였던 첫 아이.. 아내에 따졌더니 뻔뻔한 태도

얼마 지나지 않아 아내는 임신 소식을 전해왔고 책임감을 느낀 A씨는 아내와 결혼했다. A씨는 이후 둘째와 셋째까지 낳고 한국과 미국을 오가면서 사업을 확장시켰다.
그러나 아내와의 성격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2015년 이혼했다.

이혼 과정에서 미국에 있는 재산과 이후 A씨가 벌어들일 수입에 관해 재산분할을 했고, 자녀들의 양육비도 합의했다.

문제는 이혼 후 면접 교섭을 하면서 발생했다. A씨는 "중학생이 된 첫째 아이를 만날 때마다 저를 닮지 않은 외모가 눈에 띄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친자 검사를 했다"라며 "결과는 불일치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 엄마를 찾아가 따져 물었지만 그 사람은 사과는커녕 뻔뻔한 태도로 일관해 더 크게 상처받았다"라며 "공황장애와 극심한 우울증으로 고통받고 있다. 아내에게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을지, 호적도 정리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라고 물었다.

변호사 "혼인취소소송까지 가능합니다"

사연을 접한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김언지 변호사는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해 첫째 아이가 사연자의 친자임을 부인하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받을 수 있고, 그 후 사연자의 가족관계등록부상 첫째 아이가 '자'로 된 등록을 말소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내는 사연자에게 첫째 아이가 친자인 것처럼 속였다"라며 "첫째 아이가 사연자의 자식이라는 사유는 혼인 의사를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였기 때문에 민법상 혼인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라고 했다.

재산분할에 대해서는 "이혼 합의 당시 친자 불일치 사실을 모른 채 합의했고, 이후 친자가 아니라는 중대한 사실을 알게 됐다면 양육비에 관련해서는 앞으로 합의에 근거해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지 않을 것"이라며 "첫째 아이 양육비 명목으로 지급한 돈은 부당이득으로 반환 청구가 가능하다.
혼인 기간 중 쓴 양육비도 지출을 특정할 수 있다면 부당이득 반환이 가능하다"라고 답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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