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시황·전망

한풀 꺾인 금리인하 기대감... 외국인 코스피선물 매도폭탄

박지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04 18:35

수정 2024.01.04 18:35

이틀간 1조7706억 팔아
코스피 2580대까지 밀려
한풀 꺾인 금리인하 기대감... 외국인 코스피선물 매도폭탄
지난 연말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금리인하 기대감이 꺾이자 외국인이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 연일 매도 공세를 펼치고 있다. 선물과 연계된 국내 기관의 프로그램 매물도 쏟아지면서 코스피지수는 2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전일 코스피200 선물을 1만6516계약 순매도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1조4738억원에 해당한다. 계약량 기준으로는 지난해 8월 이후 약 5개월 만에 최대치다.

외국인은 이날도 코스피200선물 3347계약(2923억원)을 팔면서 매도 공세를 지속했다.
잇따른 선물 매도 행진은 지수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2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2587.02에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은 지난해 11~12월 선물시장에서 순매수를 보였다. 최근 두 달 간 총 8조47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증권가에서는 11월 공매도 금지 이후 숏커버링 매수와 연말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인한 수급 유입으로 최근까지 박스권을 벗어난 과매수 권역에 진입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증시가 조정에 들어가고 금리인하 기대감이 잦아들면서 외국인들이 국내 시장에서도 자금을 빼기 시작했다는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최근 공개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 금리인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적되자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한때 연 4%를 돌파했다. 애플 등 기술주도 급락하면서 미국증시는 2거래일 연속 하락으로 마감했다.

유안타증권 정인지 연구원은 "S&P500이 고점대에 근접하는 등 미국증시가 상승세를 보였지만 기술주 급락과 금리인하 기대감이 완화되면서 조정에 들어갔고, 차익 실현 매물이 커지면서 국내에서도 선물 매도 움직임이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틀 새 기관이 2조3215억원어치를 순매도한 것도 외국인의 선물 매도와 관련이 있다는 진단이다. 외국인의 선물 매도로 시장 베이시스가 악화되면서 선물을 사고 현물을 파는 프로그램 매매에 적합한 환경이 만들어지면서 프로그램 매물 출회가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
기관은 코스피시장에서 프로그램 매매를 통해 전일 9796억원어치, 이날 3253억원어치를 팔았다.

신한투자증권 노동길 연구원은 "지난 3일 기관 순매도 대부분이 금융투자였다.
이는 외국인의 대규모 선물 순매도에 대응하기 위한 금융투자 선물 매수-현물 매도에 따른 결과"라며 "프로그램 거래가 많아지면서 시총 상위주들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