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새해 신조선가 '2008년 황금기 수준'..조선업 날아오른다

홍요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10 06:00

수정 2024.01.10 06:00



현대삼호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HD한국조선해양 제공
현대삼호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HD한국조선해양 제공

[파이낸셜뉴스] 새해 초부터 신조선가(새로 건조하는 선박 가격)가 해운 부흥기였던 2008년 이후 처음으로 180선을 돌파했다. 조선사들이 이미 3년 치 일감을 확보해 선가 협상에서 유리한 구도가 형성되면서 올해도 신조선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0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최근 신조선가 지수는 180.38을 기록해 역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이는 지난 2008년 기록한 최고치인 191.5의 94% 수준에 달한다. 지금까지 신조선가 지수가 180 이상으로 높게 유지된 기간은 지난 2007년 10월부터 2008년 11월까지 약 1년 정도에 불과하다.

신조선가지수는 1988년 전 세계 선박 건조 가격을 평균 100으로 놓고 지수화한 것으로 숫자가 클수록 선박 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선종별로 살펴보면 국내 조선사의 주력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신조선가지수는 17만4000㎥급 기준 265로 지난 2022년 평균 232.3보다 14% 증가했다. 컨테이너선은 1만5000TEU급 기준 168.50로 지난 2022년 평균 대비 6.31%,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은 128로 같은 기간 대비 8.75% 증가했다.

선가가 강세를 보이는 배경에는 두둑한 일감을 확보한 조선사들의 선별 수주 전략이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주요 조선사들은 현재 향후 3~4년치 수주 잔량을 확보하면서 수주 물량 채우기가 급하지 않은 상황이다. 아울러 최근 글로벌 탄소중립 기조에 따라 국제해사기구(IMO) 등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글로벌 선사들은 LNG운반선, 암모니아선, 대형 컨테이너선 등 친환경 선박 발주를 지속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에도 신조선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수요 대비 도크(선박 건조 공간)가 부족한 상황이 지속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VLCC와 초대형LPG운반선(VLGC)의 선가 강세가 예측된다. VLCC는 지난 몇년간 발주 부진으로 노후교체 수요가 30%에 육박하고 있다.
이에 올해부터 내년까지 공급 부족으로 운임이 상승하고 신조 발주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VLGC 역시 미국의 LPG 수출 증가, 유럽의 LPG 수입선 원거리화, 파나마 운하 선박 제한의 영향으로 높은 운임이 지속되며 신조 시장이 긍정적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선가 상승기에 건조 속도보다 빠르게 양질의 호선들을 다량 수주한 결과 주요 조선사의 도크가 3년치가 꽉찼다"며 "올해 친환경선 수요로 발주 규모와 선가는 견고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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