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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태영 워크아웃 개시로 부동산 공멸 막아야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08 18:04

수정 2024.01.08 18:04

11일 채권자협의회 최종 결론
시장 안정화 조치도 강화해야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 /사진=뉴시스화상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 /사진=뉴시스화상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여부에 정부와 업계의 이목이 쏠렸다. 정부는 8일 "태영그룹 측이 4가지 자구계획에 대해 이행 약속을 하는 등 일부 진전이 있었으며 채권단은 이를 기초로 계속해서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워크아웃 무산 위기에 놓였던 태영건설이 주말을 넘기면서 지옥과 천당을 오가고 있다. 지난주 유동성 위기에 빠진 태영건설 살리기에 나선 태영그룹이 맹탕 자구책 논란에 빠지면서 워크아웃도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비관론이 팽배했다. 다행히 태영 측에서 기존 자구안 이행과 추가 자구안 마련 입장을 밝히면서 워크아웃에 일단 청신호가 켜졌다. 꼼수 논란을 불러왔던 태영이 전향적 자세로 돌아섬으로써 워크아웃 불씨를 살린 셈이다.


태영의 위기는 스스로 자초한 게 많다. 당초 태영 측은 채권단이 요구했던 4가지 요구안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태영인더스트리 매각자금 890억원을 태영건설에 지원하지 않은 점이 채권자의 신뢰를 무너뜨렸다. 에코비트 매각 추진 및 대금 지원, 블루원 지분 담보제공 및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 담보제공 등 남은 3가지 자구안 이행도 이사회 결의를 통한 확약을 하지 않아 불신을 키웠다. 정부와 채권단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시나리오'까지 꺼내 들며 압박하자 4가지 기존 자구안 수용과 추가 자구안 마련까지 제시하며 백기투항한 모습이다.

그럼에도 태영의 워크아웃 가능성을 장담할 순 없다. 우선 채권단에 대한 신뢰회복이 시급하다. 유동성 위기 초반에 태영이 먼저 무너뜨린 채권단의 신뢰를 더욱 쌓아야 한다는 점이다. 당초 4가지 자구안 요구에 대해 태영 측이 보인 불성실한 태도 때문에 채권단은 자구안의 성실한 이행을 믿을 수 없을 것이다. 유동성 위기의 원천인 태영건설을 꼬리 자르기 방식으로 털어내고 알짜 사업만 챙기려 한다는 의혹까지 벗어야 한다. 한마디로 태영에 대한 채권단 신뢰 쌓기가 워크아웃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태영건설 사태가 국민적 관심사가 된 것은 한 기업의 죽고 사는 문제에 한정된 게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태영이 자구안 이행을 거부했다면 모든 경우의수를 대비해온 정부로선 법정관리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법정관리가 확정되면 협력업체 공사대금 등 상거래채권까지 모든 채권이 동결되고, 추가 자금지원도 이뤄지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분양계약자와 500여개 협력업체로 그 피해가 일파만파 번지게 된다.

바람직한 결론은 태영의 진정성 있는 자구안 마련을 전제로 워크아웃이 개시되는 것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올해 금융시장 최대 '뇌관'으로 꼽힌다. 태영건설이 쓰러질 경우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심리적 여파는 걷잡을 수 없을 게 분명하다. 태영건설 워크아웃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게 국가경제에 긍정적일 것이다. 더구나 태영건설 워크아웃이 확정된다면 이번에 재시행된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 '1호' 사례가 된다. 태영건설 이후에 벌어질 워크아웃 사례에 미칠 영향이 크다.
오는 11일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채권자협의회가 최대 분수령이 될 것이다. 75% 채권단의 동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태영 측의 진정성 있는 자구책 마련과 성실한 실행이 요구된다.
정부도 추가 워크아웃 위기에 대비해 부실사업장 정리와 시장안정화 조치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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