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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클래식… 가상공간 통해 가능해졌죠"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08 18:19

수정 2024.01.08 18:19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박지혜
AI와 360도 스트리밍 무대 선보여
"온라인 소통 통해 선한 영향력 전파"
"모두를 위한 클래식… 가상공간 통해 가능해졌죠"

클래식 음악은 ‘과거’의 곡들을 연구하는 분야로 바흐나 베토벤은 머나먼 과거 속 인물들일 수밖에 없죠. 현시대에 클래식을 통해 어떤 가치를 창조하기 위해선 상상력을 자극할 필요가 있고, 이를 가능하게 해줄 수단은 바로 기술입니다."

2021년 스타트업 '가치창조제이'를 창업하고 지난해 메타버스 전용 공연장 '메타컬처센터'를 론칭한 바이올리니스트 박지혜(사진)가 청룡의 해를 맞아 색다른 공연을 펼쳤다. 새해 전날 '박지혜의 360도 K클래식 페스티벌'을 메타버스와 유튜브에서 360도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선보인 것. 누구나 어디에서나 접속 가능했던 이날 공연에서는 AI 작곡 프로그램이 동원돼 바흐의 무반주 솔로 소나타부터 '샤콘느', 연말연시 대표곡 '석별의 정'까지 다양한 곡들이 현대적으로 재해석돼 연주됐다.

세계적인 연주자인데도 늘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그는 "3개국에서 성장했던 개인사 덕에 늘 자신의 한계를 깨라는 요구를 받았다"며 "더불어 (과거에 뿌리를 둔) 클래식이 (현재를 사는) 사람들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 되기 위해선 혁신이라는 신기술의 도움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제가 태어난 독일은 1730년산 '과르네리'라는 명기를 지원해주며 정통 클래식 계보를 이으라고 요구했죠. 그런 후 국비를 지원해 미국으로 보내줬는데 그곳에서 우울증으로 참 힘들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깨졌던 곳, 미국에서 저는 융합을 논하는 TED 강연을 통해 스토리텔러로 거듭날 기회를 얻었죠. 그렇게 융합 연구를 시작했더니 코로나라는 역대급 무대가 다가왔습니다.
" 그는 "(코로나로 찾아온 공연계의) '암흑'이라는 무대는 기술을 동원해서 밝혀야만 했고 그렇게 신기술을 접목하는 연구가 시작됐다"고 돌이켰다.

"영국 VR기업과 접촉해 메타버스 공연장을 론칭했지만 대면 사회로 전환됨과 동시에 과열된 거품이 빠지면서 유튜브라는 편리한 방법을 두고 또 다른 앱을 깔고 들어와야 하는 수고가 새로운 진입장벽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찾게 된 솔루션이 메타버스에서, 그리고 동시에 이 공간감을 온전히 전할 수 있는 360도 형식의 유튜브 생방송을 겸하는 방법이었죠. 2023년의 숙명과도 같았던 숙제를 풀며 '360도 K클래식 페스티벌'로 새해를 맞이하게 돼 감사했습니다."

연세대 겸임교수로 후배 양성에도 열정적인 그는 K클래식의 미래에 대해서는 "올해 국가의 문화예술 3대 혁신 전략과 목표 중 '국격에 맞는 세계적 수준의 예술인·단체 육성'이라는 부분이 많이 와닿는다"고 답했다. "제가 바이올리니스트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독일이라는 국가적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지난해 처음으로 독일에서 한국으로 유학 오는 학생 수가 한국에서 독일로 유학 가는 학생 수를 역전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급성장한 한국의 인적 인프라만큼 시스템이 뒷받침되길 바랍니다."

자신이 누렸던 독일 교육제도를 다시금 돌아보며 책을 집필 중인 그는 짬을 내 유튜브 실시간 방송도 진행한다.
그는 "'연구를 위한 연구'가 되면 안된다는 생각"이라며 "초심을 잃지 않고자 매주 월요일마다 실시간 방송을 진행하며 질문도 받고 정보를 공유한다"고 답했다. 무엇보다 "최고의 예술이어야 하지만 모두를 위한 문화여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온라인 소통은) 18세기 악기에 21세기의 생명력을 불어넣어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나의 미션에 더욱 가까이 가게 해준다고 믿습니다."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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