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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지난 메모리 훈풍' 삼성 반도체, 상반기 흑자 전환 신호탄(종합)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09 10:54

수정 2024.01.09 10:54

삼성전자, 15년 만에 연간 영업익 최저
DS 부문 4분기 적자 폭 대폭 감소한 듯
막바지 재고 소진 속 고성능 D램 출하 본격 증가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삼성전자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5년 만에 가장 낮은 연간 영업이익을 냈다. 반도체 한파가 몰아닥치며 수익성이 크게 꺾였다.

다만, 올해 4·4분기부터는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회복세를 보이며 반도체(DS) 부문 적자 폭은 대폭 줄었다. 대규모 감산에 따른 수급 정상화, 고성능 D램 공급 등에 힘입어 반도체 사업이 상반기 중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4분기 메모리 회복세에 수익성 회복 속도
삼성전자는 9일 지난해 연간 매출 258조1000억원, 영업이익 6조5400억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과 비교해 14.58%, 84.92% 감소한 수치다.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10조원을 하회한 건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6조319억원) 이후 15년 만이다.

4·4분기도 매출 67조원, 영업이익 2조8000억원에 그쳤다. 4·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91%, 35.03% 감소했다. 최소 3조원대 분기 영업이익을 전망한 시장 전망치를 하회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4·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70조3601억원, 3조7441억원이었다.

주력인 메모리 업황 회복으로 반도체 사업의 4·4분기 적자 규모는 1조원 안팎으로 대폭 축소됐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객사 재고 정상화 및 수요 개선 속 선단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하며 전 분기 대비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지난해 대규모 감산으로 과잉 재고가 소진되며 수익성이 올라가는 효과를 봤다. 앞서 지난해 1·4분기부터 3·4분기까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누적 적자는 12조6900억원에 달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3분기 연속 영업이익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1·4분기와 2·4분기는 각각 6400억원, 6700억원에 그쳤지만, 34분기에는 2조4300억원으로 2조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했다.

수요 개선, 가격 반등세를 나타낸 D램 등 메모리 사업이 실적 개선을 이끌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D램 사업이 지난해 4·4분기 적자에서 탈출한 것으로 분석했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지난해 12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1.65달러로, 전월 대비 6.45% 올랐다.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 연속 상승세다.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는 4·4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핵심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 15' 시리즈 출시 등 플래그십(최고급) 스마트폰에 대한 납품 규모가 대폭 증가했다.

상반기 반도체 흑자 전환 기대
반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및 가전·TV 사업은 4·4분기 수요 부진으로 실적이 악화됐다.

파운드리의 경우 수요 부진을 겪고 있는 전방 고객사들의 주문이 줄어들며 생산라인 가동률이 하락했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와 생활가전도 글로벌 수요 침체 및 경쟁 심화 여파가 이어졌다.

모바일경험(MX)사업부는 태블릿·웨어러블 판매는 늘었지만,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가 감소하며 실적이 전 분기 대비 하락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 회복세를 앞세워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수요 회복과 함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고성능 D램 출하가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가는 올해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을 35조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DS 부문을 포함해 모바일, 가전, 패널 등 전 사업부 흑자가 예상된다.

메리츠증권 김선우 연구원은 "모바일을 중심으로 D램 수요는 2023년 3·4분기부터 구조적 회복세가 발생 중"이라며 "중장기 업황 회복을 위한 정책 선회에 기반해 삼성전자의 메모리 업황은 올해 2·4분기 가파른 개선세를 시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오는 31일 기업설명회를 열어 지난해 연간 및 4·4분기 확정 실적 및 사업부별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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