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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구조조정 매물 쏟아져… M&A 매각자문 시장 커질 것" [M&A 리더에게 듣는다]

강구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10 17:55

수정 2024.01.10 17:55

(3) 박남수 EY한영 전략·재무자문부문 대표
올해도 韓 2%대 저성장 지속
비주력 사업 부문 재편 본격화
사모펀드 합종연횡 활발해질 듯
대형사 중심 역대급 펀드 레이싱
M&A시장으로 유동성 흡수 예고
고금리 지속 땐 대기업 이슈 주목
박남수 EY한영 전략·재무자문부문 대표는 10일 "주요 기관들이 올해 2%대의 낮은 경제성장률을 전망하고 있다. 구조조정 부문을 키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남수 EY한영 전략·재무자문부문 대표는 10일 "주요 기관들이 올해 2%대의 낮은 경제성장률을 전망하고 있다. 구조조정 부문을 키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2024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대로 전망한다. 구조조정부문을 키울 수밖에 없다.
"

박남수 EY한영 전략·재무자문부문 대표는 2024년 인수합병(M&A) 시장을 이렇게 평가했다. 물가상승률에 못 미치는 경제성장률에 구조조정 매물이 대거 나올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여러 유예 조치와 정치적 이슈가 끝나는 올해 상반기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측했다.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2023년 6월 클로징), HMM(우선협상대상자 하림그룹-JKL파트너스) 등 채권단 구조조정 딜(거래) 매각자문 시장점유율 '톱티어'로서 강점을 더 키워나갈 방침이다.

■비(非)집중 사업부 매각 필수적

박 대표는 10일 "2024년은 선제적 구조조정 차원에서 자회사, 사업부의 매각이 필요하다. 유동성 문제를 겪고 있는 중견기업 등이 선택해야 할 것"이라며 "기업의 실적이 떨어지다 보니 조달비용도 높아지고 있다. 매각할 자산이 있으면 몸집을 줄이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본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거나 신성장 섹터로 진출하기 위해선 비주력 사업부의 매각이 필수적이란 지적이다. 1등이 아니면 버티기 어려운 구조로 바뀌고 있는 만큼 '선택과 집중'을 위한 M&A다.

특히 부동산 경기 악화로 건설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들이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계열사 매각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사모펀드(PEF) 운용사의 구조조정도 예상했다. 리먼브라더스 사태 당시 사모펀드의 40%가 구조조정으로 사라진 바 있다. 연기금 등 대형 투자자(LP) 입장에서 봤을 때 큰 돈을 받아줄 운용사(GP)는 한정된 만큼 사모펀드들이 규모를 키우기 위해 '합종연횡'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사모펀드 운용사의 경우 포트폴리오가 한 번 망가지면 펀딩이 안 돼 정리될 가능성도 있다.

박 대표는 "기업의 실적이 나빠지는 올해는 선택과 집중의 시간이 될 것"이라며 "스몰딜은 어려움이 지속될 것 같다. 연기금과 대형 사모펀드 운용사가 봤을 때 딜 사이즈가 안 맞다. 보통 대체투자에서 나타나는 '초기 J커브 효과'(투자 초기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되는 현상)를 감내할 수 있는 새마을금고 같은 앵커투자자(LP)가 사라진 것도 한몫한다"고 전했다.

이어 "사모펀드 운용사 간의 세컨더리(구주 유통) M&A는 지난해 어려웠다. 투자자 입장에서 손실을 확정하기 싫어 미룬 영향이 있다"며 "'밸류에이션 갭(가치 차이)'에 대한 조정이 본격적으로 이뤄지진 않고 있으나 기업 실적이 나빠지는 만큼 새로운 환경에 맞는 기업가치(EV) 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M&A 시장은 불확실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피봇(금융정책 방향 전환) 선언에도 경기 침체의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대형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역대급 펀드 레이징을 통해 드라이파우더(미소진금액) 보유하고 있고, 구조조정과 사업 재편을 통해 다수의 기업 매각이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M&A 시장을 어둡게만 볼 수 없는 배경이다. 유동성이 풍부했던 시장에서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투자했던 포트폴리오의 펀드 만기가 다수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올해도 고금리가 어느 정도 지속된다면 프로젝트 펀드는 상대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중소·중견기업 관련 M&A보다 대기업의 구조조정 관련 M&A, 대기업의 해외 진출과 관련한 크로스보더 M&A(국경간 거래) 시장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며 "올해는 딜 클로징(거래 종료) 리스크가 줄고, 시장이 일부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협업'을 통해 성장 기대

박 대표는 '협업'을 통해 전략·재무자문부문의 두 자릿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전략 컨설팅을 바탕으로 M&A·PE팀이 딜이 될만한 섹터에 파이프라인을 찾는 방식이다.
대우조선해양도 전략·구조·M&A팀이 협업한 사례다.

박 대표는 "딜의 시작부터 PMI(인수 후 통합) 등 끝까지, 추후 매각까지 끈질긴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회계, 실사자문을 넘어 매각 및 인수자문을 위해 선제적으로 고객에게 제안을 하고, 구조를 만들어 유동성이 부족한 시장에서도 성공하는 딜 스토리를 쓸 것"이라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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