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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VR로 산부인과 의료진 교육 진행

강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11 09:06

수정 2024.01.11 09:06

분당서울대병원 제왕절개술 VR시뮬레이션 화면.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분당서울대병원 제왕절개술 VR시뮬레이션 화면.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박지윤 교수·김현지 교수 연구팀은 의학 교육 도구로 가상현실(VR) 시뮬레이션에 대한 유의미한 효과를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모체태아의학은 산모와 태아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수술 술기의 숙지가 매우 중요하고, 직간접적으로 풍부한 수술 경험이 필요하다. 최근 저출산 현상으로 전공의를 비롯한 피교육자들이 직접 환자를 진료하고 수술을 수행할 수 있는 횟수가 과거에 비해 현저히 줄어들고 있어 교육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태다.

이에 박지윤 교수 연구팀은 조기양막파수 환자의 진료 및 제왕절개술 절차에 대한 VR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 프로그램의 교육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실습 중인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3, 4학년 학생을 비롯해 수련의, 다양한 진료과의 전공의, 전임의 등 105명의 참가자를 VR 시험군 그룹(n=53)과 대조군 그룹(n=52)으로 무작위 배정해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임상시험 참가자들이 체험한 VR 프로그램은 흔히 겪을 수 있는 임상 상황인 만삭에 조기에 조기양막파수로 병원을 방문한 환자에 대한 기본적인 문진과 검진으로 시작된다.
이 때 사용자는 끊임없이 주어진 상황에서 적절한 대응을 선택해야 한다. 제왕절개술을 결정하고나면 실제 수술장 환경과 동일하게 세팅한 공간에서 직접 집도의의 위치와 시선으로 수술을 순서대로 수행하게 된다. 이때 다양한 팝업을 통해 다음 술기에 대한 숙지 정도를 평가받는다.

VR 시험군은 조기양막파수 환자의 진료 및 제왕절개술 연습에 중점을 둔 시뮬레이션 교육을 받았다. 대조군 그룹은 임상 시나리오 설명 및 실제 제왕절개술 녹화를 포함한 비디오 강의를 시청하게 했다. 교육에 앞서 주어진 임상 상황과 수술에 대한 경험을 조사했으며 교육 이후 수술과 진료에 대한 자신감을 설문지로 답변하고 미니 테스트를 통해 객관적 지식에 대해 평가했다.

연구 결과, 교육 전 수술 경험(횟수와 종류)은 두 그룹 간에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교육 이후 VR 시험군은 △조기양막파수 환자의 진료(문진과 검사 선택 등) △집도의로서 제왕절개술에 대한 술기의 이해 △제왕절개술의 적응증 및 합병증에 대한 이해도를 측정하는 항목에서 모두 유의한 정도로 대조군보다 높은 자신감을 나타냈다. 또한 미니테스트에서 VR 시험군이 42점으로 대조군의 36점에 비해 높은 점수를 받으며 VR 교육의 의미있는 효과를 보여주었다.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박지윤 교수는 “임상적 상황 및 수술에 대한 의학교육 도구로써 VR은 반복이 가능하고 일관성 있는 교육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며 “시대적 상황으로 다양한 환자를 경험할 기회가 부족한 현재의 교육 환경을 극복할 수 있으며, 환자에게 직접 시행하기 전에 복잡한 술기를 숙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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