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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스쿨 오브 락"..."웨버는 록음악 애호가...일어나서 소리질러"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11 15:12

수정 2024.01.11 15:25

뮤지컬 '스쿨 오브 락' 주연 코너 글룰리 (서울=연합뉴스) 뮤지컬 '스쿨 오브 락' 주연 배우 코너 글룰리가 11일 예술의전당 무궁화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2024.1.11 [에스앤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끝)
뮤지컬 '스쿨 오브 락' 주연 코너 글룰리 (서울=연합뉴스) 뮤지컬 '스쿨 오브 락' 주연 배우 코너 글룰리가 11일 예술의전당 무궁화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2024.1.11 [에스앤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끝)


[파이낸셜뉴스] “일어나서 소리 질러. 모두들 함성을 지르며 즐기길 바란다.”

뮤지컬 ‘스쿨 오브 락’의 에너자이저 '듀이’ 역의 코너 글룰리가 5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았다. 글룰리는 11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스쿨 오브 락’ 월드투어 기자간담회에서 “5년 전 이미 꿈을 이뤘는데 다시 한국에 오게 돼 두 번째 꿈을 이뤘다”며 남다른 소감을 밝혔다.

“2019년 한국에서 믿을 수 없는 경험을 했다.
열정과 기쁨의 폭발을 느꼈다. 그렇게 뜨겁게 교감하기는 처음이었다. 한국 관객들이 미소를 지으면서 관람을 해줬다. 피날레 때마다 마치 오프닝 같은 느낌이 들었다. 커튼콜에서 매일 밤 그들의 열정을 느꼈다.”

앤드류 로이드 웨버 뮤지컬 '스쿨 오브 락' 5년만의 월드투어

배우 잭 블랙 주연의 동명 영화를 뮤지컬계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무대화한 ‘스쿨 오브 락’은 신분을 속이고 교사로 취업한 기타리스트 듀이가 학생들과 밴드를 결성하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렸다. 2015년 미국 뉴욕 초연 후 영국 런던, 호주, 중국을 뒤흔든 작품이다. 한국에선 2019년 초연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레미제라블’에 이어 '스쿨 오브 락'으로 두번째 내한한 크리스토퍼 키 협력연출과 코너 글룰리, 존 릭비 뮤직 슈퍼바이저 그리고 미카엘라 포웰 협력안무가 함께했다. 첫 내한한 포월은 “5년 전 코너의 한국 공연을 보고 많이 질투했었다”며 이번 공연에 대한 설렘을 드러냈다.

‘스쿨 오브 락’은 웨버의 아내 매를린 거든이 동명영화를 보고 남편에게 뮤지컬화를 제안하면서 시작된 프로젝트다. 웨버는 영화 판권을 소유한 파라마운트픽쳐스와 7년여의 협상 끝에 뮤지컬화를 성사시켰고 부부가 공동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렸다.

키 협력연출은 “웨버와 아내의 열정 프로젝트로 시작됐다”고 언급하며 “영화에 충실한 듀이의 성장스토리면서 영화에 비해 아이들의 인생에 더 깊이 들어간다. 매일밤 모든 연주가 라이브로 이뤄진다. 티켓 값이 아깝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릭비 뮤직 슈퍼바이저는 이 작품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이유로 “음악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꼽았다. 그는 “어린 친구들이 음악을 통해 깨달음을 얻고 스스로를 발견한다. 음악은 문화에 상관없는, 누구나 공감 가능한 언어”라고 답했다. 글룰리도 “음악의 힘을 보여준다. 영 캐스트가 많은 것을 담아서 보여준다”고 했고, 포월 협력안무는 “겁이 없는 어린 친구들의 무대가 마법 같다”고 거들었다.

키 협력연출은 “듀이를 중심으로 스토리가 흘러가는데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를 충분히 보여줘서 무대와 음악을 통해서 즐거움과 기쁨, 행복을 느끼고 가는 것 같다”며 이 작품의 인기 비결을 댔다.

‘오페라의 유령’ ‘캣츠’로만 웨버를 접했다면 웨버의 기존 작품과 색깔이 다르다고 느낄 수 있다. 릭비 뮤직 슈퍼바이저는 이에 대해 “‘오페라의 유령’을 접하고 그것이 웨버의 전형적인 음악스타일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웨버는 늘 록음악 애호가였다. 웨버의 초기작인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와 ‘에비타’만 봐도 알 수 있다. ‘스쿨 오브 락’을 하면서 원래 좋아하는 것으로 돌아간 것 같다”고 답했다.

평균 11.5세, 반평생 음악한 아역 배우들의 활약 관전 포인트

‘스쿨 오브 락’은 듀이와 함께 밴드를 결성하게 되는 17명의 아역 배우들의 활약이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노래, 연기뿐만 아니라 무대 위에서 실제로 악기를 연주해야 해 캐스팅이 쉽지 않았다. 제작진에 따르면 평균 11.5세 17명의 영캐스트들은 5~6세에 악기 연주 및 무대에 서는 등 "인생의 반 이상을 음악과 함께” 보냈다.

5세부터 기타를 연주한 헨리 웹은 10세 때 영국 일렉 기타 우수 등급 Grade 8을 획득한 최연소 아티스트이다. 록밴드 본 조비의 필 엑스, 건즈 앤 로지스의 리처드 포르터스가 심사를 한 ‘기타 솔로' 경연대회에서 3위를 하고 9세에 ‘스쿨 오브 락’ UK투어에서 1년간 잭(기타리스트)을 맡았다.

6세부터 드럼을 연주한 사무엘 빅 모어는 10세 때 런던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드럼 Grade 8을 획득한 ‘드럼 천재’로 주목받았다. 에메랄드 핀보우는 일렉 기타, 바이올린을 연주할 수 있으며 오디션에서 처음 연주한 베이스 기타로 합격했다.

해리 처칠은 ‘브리튼즈 갓 탤런트 2023’에서 11세 락스타로 세미파이널에 진출하고 퀸의 명곡을 연주한 첫 출연 영상이 132만회 이상을 기록한 인재다. 한야 장은 영국국립청소년합창단 출신이자 ‘레미제라블’ UK투어의 에포닌 아역으로 데뷔했다.

6세부터 무대에 선 제임스 브린도 영국 국립 청소년 음악단에서 활동했다. 여기에 독학으로 피아노를 익힌 토마스 토니크로프트, 10세부터 기타 연주를 시작한 사미아 로즈 어피파이 그리고 이든 펠릭스, 알라나 에스피널 등의 데뷔 멤버들은 뛰어난 실력으로 오디션에서 제작진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고.

키 협력연출은 “우리는 그들을 애들이라고 칭하지 않는다”며 “프로로서 성인과 같은 비중으로 공연 중이다. 한 배우가 2-4개 역할을 소화한다. 그게 가능한 배우를 찾는 게 쉽지 않았다”고 캐스팅 비화를 밝혔다. “존과 제가 수백개의 영상을 보면서 찾았고 오디션을 거쳐 뽑았는데, 자신보다 두배 이상 커 보이는 기타를 능숙하게 다루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저 나이에 뭐했지 싶을 정도였다”라고 말했다.

“캐스팅 후에는 퍼즐을 맞추는 작업을 해야했다. 17명을 세 팀으로 나눠 운영한다. 악기 연주실력뿐 아니라 (여러 배역을 해서) 낮에는 이 역할, 저녁에는 저 역할을 해야 하는 구조라 이게 가능한 재능있는 아역배우를 찾는건 정말 힘들었다”고 부연했다.

뮤지컬 '스쿨 오브 락' 제작진 (서울=연합뉴스) 왼쪽부터 뮤지컬 '스쿨 오브 락' 제작진 협력연출 크리스토퍼 키, 뮤직 슈퍼바이저 존 릭비, 협력안무 미카엘라 포웰이 11일 예술의전당 무궁화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2024.1.11 [에스앤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끝)
뮤지컬 '스쿨 오브 락' 제작진 (서울=연합뉴스) 왼쪽부터 뮤지컬 '스쿨 오브 락' 제작진 협력연출 크리스토퍼 키, 뮤직 슈퍼바이저 존 릭비, 협력안무 미카엘라 포웰이 11일 예술의전당 무궁화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2024.1.11 [에스앤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끝)


그는 또 듀이 역의 코너 글룰리에 대해 “듀이라는 캐릭터의 틀을 깬 인물”이라고 칭찬했다. “처음에는 원작 영화의 잭 블랙 같은 배우를 찾았다. 글룰리는 브로드웨이 공연의 언더스터디로 참가했다. 추진력, 에너지, 자신만의 로켓소스(특별함)가 대단했고, 마치 배우 짐 캐리와 잭 블랙을 섞어놓은 것 같다는 평가를 받았다.”

영화 ‘스쿨 오브 락’을 보고 배우의 꿈을 꿨다는 글룰리는 “잭 블랙의 열정, 에너지, 몸 개그에 마음이 확 갔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로켓 소스는 나만이 가질 수 있는 특별함이라고 본다. 잭 블랙은 그만의 로켓 소스가 있고, 아무도 흉내 못낸다. 나를 신나게 하고, 누가 봐도 신경 쓰지 않는 그것을 찾아야 한다. 나만의 로켓 소스를 열심히 찾아서 공연 때마다 보여주려고 한다. 관객 한명 한명에게 다 전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5년 전 첫 내한 공연 당시 매번 무대에서 아낌없이 에너지를 발산해 공연이 끝나면 몸무게가 1kg이 빠지고 녹초가 돼 뻗는다고 밝힌 바 있다.

어느덧 5년이 지났다. 글룰리는 “저도 이제 더 이상 20대 젊은이가 아니다”라며 “서른이다(웃음). 아역 배우들과 함께 공연하면서 무대를 즐기면서도 책임감을 느낀다”고 운을 뗐다.

“공연 안 할 때는 모든 것을 닫는다. 말도 안하고, 누워있다. 몸과 마음을 잘 돌보면서 음식도 잘 챙겨먹는다. 맛있는 것을 잘 챙겨먹기에 좋은 나라에 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때와 같고 다른 것으로는 “지난 5년 연기 기술이 많이 늘었다”고 답했다. “한주에 여러 회 공연을 하면서 공연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에너지를 잘 분산하는 법을 배웠다”고 비교했다.


한편 ‘스쿨 오브 락’은 오는 12일 개막해 3월 24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에스앤코 제공]
[에스앤코 제공]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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