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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전불사' 이스라엘 "레바논서 해체 못할 요새 없다"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11 18:17

수정 2024.01.11 19:30

헤즈볼라 도발에 군사대응 시사
참모총장, 가자서 장병들 '독려'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국경과 가까운 레바논 남부 마을 크파르 킬라에서 이스라엘 공군의 공습으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FP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국경과 가까운 레바논 남부 마을 크파르 킬라에서 이스라엘 공군의 공습으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FP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가자지구 사태 수습을 위해 중동을 방문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국경에서 군사 작전을 계속하겠다고 시사했다. 이는 확전 우려에도 불구하고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도발에 군사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미로 추정된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의 헤르지 할레비 참모총장은 10일(이하 현지시간) 가자지구를 방문, 장병들에게 "이제껏 해온 일을 감안하면, 레바논에서도 해체하지 못할 마을이나 요새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을 필요한 장소에 배치할 것이며, 그곳에서 필요한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1일 가자지구에 파병했던 5개 여단을 빼낼 예정이라며 병력 중 일부를 레바논과 접한 북부 국경으로 보내겠다고 밝혔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는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충돌한 지난해 10월 7일부터 하마스를 옹호하며 이스라엘 북부에서 무력 도발을 감행했다. 헤즈볼라는 전면전을 피하는 모습이었으나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무너질 위기에 처하면서 도발 강도를 높였다. 헤즈볼라는 지난 2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하마스 3인자 간부가 이스라엘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사망하자, 6일부터 이스라엘 국경에서 대규모 포격에 나섰다.

이에 이스라엘군 역시 레바논 영토 깊숙이 공습 범위를 넓히면서 헤즈볼라를 공격했다. 지난 8일에는 헤즈볼라 정예 라드완 부대의 고위급 지휘관인 위삼 알타윌이 이스라엘의 공습 가운데 사망했다. 이스라엘군은 9일에는 레바논 남부에서 헤즈볼라의 드론 부대를 담당하던 알리 호세인 부르지를 제거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해 10월 7일 이후 4번째로 중동을 방문한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9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 가자지구 사태 수습 및 확전 방지에 대해 논의했다. 지난 4일부터 튀르키예, 그리스, 요르단,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잇따라 방문한 블링컨 국무장관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전쟁 후 구상에서 아랍국가들의 협력을 끌어내려고 공을 들이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아랍국가들은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희생자를 초래한 전쟁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하마스 소탕을 이유로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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