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해외증시

AI로 '나스닥 왕좌' 오른 마이크로소프트.."애플은 당분간 2등 신세"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15 05:00

수정 2024.01.15 05:00

뉴스1 제공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웹2→웹3' 세대교체의 신호탄일까. 마이크로소프트가 애플을 제치고 미국증시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높은 기업에 등극했다. 업계에서는 인공지능(AI)이 대세가 됐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며 당분간 이런 구도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AI가 '골든크로스' 만들었다
14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지난 12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MSFT)의 주가는 전일 대비 1.00% 상승한 388.47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에 시가총액은 2조8872억달러(약 3796조682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날 애플(AAPL)은 0.18% 오른 185.92달러로 장을 마쳤고, 시총은 2조8747억달러(3780조1986억원)이었다. 지난 2021년 11월 이후 약 2년 2개월 만에 1위 자리가 바뀐 것이다.
두 기업은 지난 2018년부터 시총 1·2위를 번갈아가면서 차지하고 있었다.

애플도 성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애플의 주가는 지난해 48% 상승했고, 시가총액은 지난해 12월 14일 3조8100억달러였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추격세가 너무 빨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주가가 57% 급등했고, 새해 들어서도 3.3% 상승했다. 애플은 올해 들어 3.4% 하락했다.

업계에선 시총 역전을 만든 1등 공신을 '인공지능(AI)'으로 꼽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으며 투자금액은 130억달러(17조원)에 달한다. MS가 보유한 오픈AI 지분은 49%다.

생성형 AI 기반 서비스 ‘코파일럿’도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갔다. 투자은행 스티펠의 브래드 리백 애널리스트는 “생성형 AI은 마이크로소프트의 가장 큰 사업을 포함한 모든 사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반해 애플은 여전히 아이폰에 매달리며 AI 경쟁에서 밀려났다고 평가받는다. 특히 전 세계 스마트폰 수요가 줄어들면서 애플의 판매 실적도 주춤하고 있다. 애플의 지난해 11월 기준 실적발표에 따르면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 웨어러블 판매량은 기존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다.

■MS 전망은 '맑음' vs 애플은 '흐림'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의 시총 격차는 125억달러(약 16조4838억원·0.43%)로 언제건 뒤집힐 수 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마이크로소프트가 시총 1위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 미디어 마켓워치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마이크로소프트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31.7배로, 애플(27.7배)를 뛰어넘었다. 연평균 매출 성장률(CAGR)도 마이크로소프트(14.3%)는 애플(4.9%)을 압도한다.

투자은행 파이퍼샌들러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 제품에 AI를 접목하면서 강한 모멘텀을 확보했다"라고 평가했고, 모건스탠리도 AI의 잠재력과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의 강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기업들의 늘어나는 정보기술(IT) 예산을 활용하기에 가장 좋은 위치에 있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월스트리트 증권사 90%가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해 '매수' 의견을 제시하지만, 애플에 대해서는 57%만이 매수 의견을 전했다.

애플에 대해서는 '매도' 의견도 9%가 존재한다.
애플은 올해 들어 영국계 투자은행 바클레이스의 추천의견 강등을 시작으로 애널리스트들의 잇단 비관전망 속에 고전하고 있다.

애플도 이르면 올해 출시하는 신규 아이폰 라인업에 생성형 AI 기능을 탑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증권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 등 경쟁사에 비해서 대외적으로 AI 관련 사업 발표 또는 공개 빈도가 적다"라며 "애플이 당분간 AI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