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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북극 한파' 속에 대선 시작, 트럼프-바이든 재대결 나올까?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15 16:17

수정 2024.01.15 16:17

美 아이오와주에서 공화당 경선 시작, 대선 레이스 본격 가동
트럼프 압도적 1위에 2위 자리 다툼. 헤일리에 주목
북극 한파로 투표율 저조 우려
민주당은 23일부터 경선 시작...바이든 독주 예상
바이든 지지율 바닥, 경선 이겨도 트럼프 꺾을 지 미지수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미 아이오와주 워키의 소방서를 방문해 소방관들과 함께 피자를 먹고 있다.AP뉴시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미 아이오와주 워키의 소방서를 방문해 소방관들과 함께 피자를 먹고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47번째 대통령을 뽑는 대선 절차가 15일(이하 현지시간) 공화당 후보 경선과 함께 공식적으로 시작된다. 공화당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독주 속에 2인자 다툼이 한창이며, 민주당에서는 지지율이 바닥을 치고 있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트럼프를 다시 꺾을 수 있을 지 걱정하고 있다.

북극 한파 속에 경선 시작
미 공화당은 15일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를 시작으로 오는 11월 5일 예정된 대통령 선거를 위한 후보 경선을 시작한다. 코커스는 한국시간으로 16일 오전 10시에 아이오와주 곳곳에서 시작되며, 후보 투표 결과는 온라인 집계를 통해 투표 개시 이후 몇 시간 안에 나올 전망이다.
공화당은 각주에서 코커스 및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통해 전당대회에 보낼 대의원을 확정하고, 오는 7월 15~18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전당대회 및 대의원들의 투표를 통해 대선후보를 결정한다. 전당대회에 참여하는 공화당 대의원은 2469명이며 아이오와주에 배정된 대의원은 40명이다. 일부 주(州)에서는 '승자독식제'를 사용하여 경선 1등 후보가 전당대회로 보내는 대의원을 모조리 본인 지지자로 채울 수 있도록 허용한다. 다만 아이오와주는 각 후보들에게 40명의 대의원 자리를 지지율에 비례하여 나눠준다.

아이오와주의 대의원은 전체 대의원 대비 1.6%에 불과해 전당대회 승패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그러나 미 정가에서는 아이오와 코커스를 전국에서 첫 번째 열리는 경선이라는 점에서 '대선 풍향계'로 보고 있다. 13일 미 NBC방송이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후보 가운데 지지율 1위는 48%를 기록한 트럼프였으며 2위는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20%)였다. 한때 '트럼프 대항마'로 불렸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16%의 지지율로 3위에 머물렀다.

현지에서는 아이오와주에 불어 닥친 맹추위가 투표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는 캐나다 초원에서 내려온 북극 고기압이 미 북부와 중부를 며칠 동안 강타했다. 미 CNN은 14일 보도에서 미국 인구의 75% 이상이 앞으로 1주일 동안 영하의 기온을 경험한다고 전했다. 아이오와주에서는 15일 기온이 영하 29도까지 내려갈 전망이다. 트럼프는 14일 유세에서 "여러분이 엄청나게 아프거나 투표 이후 목숨을 잃더라도 절대로 집에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며 투표를 촉구했다. 헤일리는 한파로 현장 유세를 취소하면서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을 통해 "추운 건 알지만 우리는 여러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아이오와주 대번포트에서 공화당 대선후보로 나선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지지하는 구호가 적힌 팻말이 눈에 파묻혀 있다.AFP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미국 아이오와주 대번포트에서 공화당 대선후보로 나선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지지하는 구호가 적힌 팻말이 눈에 파묻혀 있다.AFP연합뉴스

지지율 추락에 심란한 바이든
민주당은 이달 23일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로 경선을 시작해 8월 19~22일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전당대회를 열어 대선 후보를 결정한다. 민주당 대선 후보는 오는 9~10월에 공화당 후보와 3차례의 공개 토론을 거쳐 11월 5일 결전에 나선다. 미 일간지 USA투데이가 9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뉴햄프셔주 민주당 지지자 가운데 바이든을 뽑겠다는 응답자는 64%에 달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민주당 딘 필립스 하원의원(미네소타주)이나 세계적인 자기개벌서 작가인 마리안 윌리엄슨도 출사표를 던졌으나 이들의 지지율은 각각 6%, 2%에 그쳤다.

과거 민주당 역시 공화당과 마찬가지로 아이오와주에서 첫 경선을 진행했다. 바이든은 2020년 경선 당시 아이오와, 뉴햄프셔, 네바다에서 잇따라 패했고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이기면서 겨우 입지를 다졌다. 이에 바이든은 지난해 2월 당 지도부와 상의해 경선 일정을 바꿔 2월 3일에 비교적 흑인 유권자가 많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첫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아이오와주는 일정 변경에 동의했지만 뉴햄프셔주는 민주당전국위원회(DNC)의 결정을 거부하고 계획대로 프라이머리를 강행한다고 밝혔다. 바이든은 일정이 갑자기 바뀌면서 뉴햄프셔주에 후보자 등록도 하지 못했다. 이에 바이든 지지자들은 23일 열리는 프라이머리에서 투표용지에 손으로 바이든의 이름을 적어 투표하자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바이든이 뉴햄프셔주를 잃더라도 대선 후보 당선에 차질이 없겠지만 특정 지역과 갈등이 표면적으로 드러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실 바이든은 당 내 경선보다 트럼프와 승부가 문제다. 14일 미 정치매체 더힐은 지난 4~8일 미 ABC방송과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의 공동 설문조사를 인용해 바이든의 지지율이 이 하락세라고 전했다. 미 성인 222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결과 바이든을 지지한다고 밝힌 비율은 33%로 이는 2006~2008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지지율 이후 가장 낮은 수치였다.

결국 바이든은 트럼프에 반대하는 표를 모아야 승산이 있다. 더힐은 14일 NBC방송 등이 진행한 공동 여론조사를 인용해 헤일리를 지지하는 공화당표가 바이든에게 갈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 7~12일 아이오와주 공화당원 70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결과 헤일리를 지지하는 아이오와주 공화당원의 43%는 만약 트럼프가 대선후보로 확정되면 향후 대선 투표에서 바이든을 뽑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손을 흔들고 있다.<div id='ad_body3' class='mbad_bottom' ></div>UPI연합뉴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손을 흔들고 있다.UPI연합뉴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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