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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로] "갑진년 소부장, 다시 도약하자"

강경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15 18:23

수정 2024.01.15 18:23

강경래 중기벤처부 차장
강경래 중기벤처부 차장
"올해 실적은 전년보다 나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 반도체 장비기업 임원은 "반도체 대기업들이 투자를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장비 수주가 활발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갑진년 새해 들어 소부장 업체들 사이에서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어느 새 익숙해진 소부장이란 용어는 2019년 처음 등장했다. 당시 일본 정부가 폴리이미드와 포토레지스트, 불화수소 등을 한국에 수출하지 않기로 했다.

용어조차 생소했던 이들 품목은 반도체 생산에 반드시 필요한 소재였다.
일본이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을 옥죄기 위한 조치였던 것이다. 우리 정부와 업계는 부랴부랴 소재와 부품, 장비 등 수입 의존도가 높은 분야를 국산화하기 위한 작업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소재·부품·장비 3종을 묶어 소부장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다행히 불화수소 등의 국산화가 발 빠르게 이뤄졌다. 포토레지스트 등 일부 품목은 일본 업체들과 원만히 타협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차질 없이 반도체 생산을 이어갈 수 있었다.

소부장의 중요성을 실감한 우리 정부는 소부장 국산화에 2020년부터 7년간 7조8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민관 합동으로 '대중소기업 상생협의회'를 구성하기도 했다.

이렇듯 정부와 업계가 힘을 모아 소부장 국산화에 나선 결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2차전지(배터리) 등 업황이 동반 호조를 보인 지난 2022년 소부장 기업 상당수가 기록적인 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 당시 주성엔지니어링과 신성이엔지, 디엠에스 등 소부장 기업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상황이 급반전했다. 경기침체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2차전지 등의 판매가 부진했다. 그 결과 소부장 기업 상당수가 전년 대비 역성장을 경험해야 했다. 심지어 원익IPS 등 일부 업체는 지난해 3·4분기 기준 누적 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하지만 올해는 다를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우선 반도체 경기가 불황을 지나 다시 호황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PC용 D램 반도체 범용제품(DDR4 8Gb) 가격은 1.65달러로 전월보다 6.45% 상승했다.


반도체뿐 아니라 디스플레이와 2차전지, 태양광 등 소부장 기업들이 주력하는 다른 분야에서도 업황개선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청룡의 해' 갑진년 새해가 밝았다.
소부장 기업들이 긍정적으로 바뀐 시장 상황과 함께 다시 도약하는 한 해가 되길 바라본다.

butter@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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