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한미금리 역전에도 외국인 원화채 순매수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16 18:05

수정 2024.01.16 18:05

작년 外人 원화채 91조 순매수
신용등급 AA로 우량해 투자 몰려
연기금·중앙銀 자금 운용목적 보유
한미 금리 격차가 최대 폭으로 확대된지 16개월이 지났지만 외국인은 국내 채권시장에서 꾸준이 원화채를 사들이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의 원화채 순매수 잔액은 243조2590억원(15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전체 시장의 9.8% 수준이다. 지난 2020년 초 외국인의 비중이 6.8%였던 점을 감안하면 빠르게 불어난 셈이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상단 기준 연 5.5%에 달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연 3.5%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7월 26일 이후 16개월째 역전 폭이 2.0%를 유지하고 있다.
내외금리차가 1.5%포인트였던 2000년보다 큰 역대 최대 수준이다.

금리 역전 폭이 최대치로 벌어지자 지난해 8월 외국인 원화채 보유 비중을 9.9%에서 9.8%로 줄여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으나 이후 크게 줄어들지 않고 있다. 지난해 외국인이 순매수한 원화채는 91조원에 달한다.

올해 들어서도 원화채 시장에서 외국인은 3조7000억원어치를 사들였했다. 국채 선물도 1조5000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한국 신용등급이 AA로 우량한 수준이어서 외국인들의 우량채 투자 수요를 충족시켜주고 있다고 분석한다. 국내 채권시장에 들어온 외국인 투자자 대부분이 해외 연기금 및 중앙은행이라는 점도 채권시장을 안정적으로 지탱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채권시장에 들어오는 해외 연기금과 중앙은행은 안정적 자금 운용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장기 투자 성격이 강하다"며 "이들은 유통시장에서 채권을 사고 팔아 매매차익을 누리기보다 높은 금리의 원화채를 보유함으로써 만기에 수익률을 향유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미 금리 역전이 계속될 경우 국내 기업에 부정적 결과를 가져올 수 없다는 지적도 끊임없이 제기된다. 자본시장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큰 폭의 내외금리차 역전 현상이 짓고되면 우리 경제주체들의 자본조달 비용 상승과 해외 투자시 환 헤지 비용의 상승을 초래한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이어 "금리 역전 상황에서 글로벌 외부충격이 가세할 경우 우리 경제의 위기 대응력과 회복력이 더욱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국과 미국의 정책금리 역전 현상이 올해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최장 기록 경신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과거 두 나라의 금리가 역전된 시기는 모두 세 차례였다.
1999년 7월~2001년 3월(21개월), 2005년 8월~2007년 9월(26개월), 2018년 3월~2020년 2월(24개월) 등이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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