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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 청약하고 버티려고요"...서울 당첨자 59%가 ‘30대 이하’

이종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22 14:27

수정 2024.01.22 14:27


서울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고금리와 부동산시장 침체에도 서울 새 아파트 10채 중 6채는 2030세대가 분양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추첨제 물량 증가로 젊은층의 당첨 확률이 높아졌고, 분양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영끌 청약'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22일 파이낸셜뉴스가 한국부동산원의 연령·지역별 청약 당첨자 정보를 분석한 결과 2023년(1월~11월) 전국 30대 이하 당첨자 비중은 52.2%를 기록했다.

연령·지역별 당첨자 통계는 지난 2020년부터 공개되고 있다. 전국의 30대 이하 비중을 보면 2020년 52.9%, 2021년 53.9%, 2022년 53.7%, 2023년 52.2% 등 4년 연속 절반을 웃돌고 있다.

특히, 지난해 서울에서 30대 이하 당첨 비중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지난해 서울에서 11월까지 청약받은 8067가구 중 4757가구(59.0%)의 당첨자가 30대 이하이다. 30대 이하 당첨 비중은 2022년 43.2%에 불과했다. 이전에도 2030세대 당첨자 비중은 30~40%대 수준이었다.

경기와 인천 지역은 지난해 30대 이하 당첨자 비중이 2022년과 비슷했다. 유독 서울 아파트 청약시장에서만 2030세대 당첨자 비중이 늘어난 것이다.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 분양가격이 급등하면서 무리해서라도 청약에 나선 젊은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기준 서울 민간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3495만원으로 1년 전(2978만원)과 비교하면 17.4% 상승했다. 같은기간 전용 84㎡(34평형) 기준으로 새 아파트 분양가격이 10억원대에서 12억원에 육박한 것이다.

여기에 규제가 대폭 풀리면서 전매제한·실거주의무가 적용되는 단지가 크게 줄었고, 대신 추첨제 물량이 늘어난 것도 요인으로 분석된다. 규제지역은 현재 서울에서 4곳(강남 3구와 용산구)에 불과하다. 지난해 출시된 특례보금자리론도 2030세대 청약 열기에 한몫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서울 등 수도권에서 2030세대 당첨 확률이 예전보다 높아졌다"며 "분양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고, 신생아특례대출 등 정책금융상품도 출시되면서 금리 부담에도 2030세대의 청약 열기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올해에도 공사비가 오르면서 분양가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임원은 "올해부터는 층간소음 규제마저 대폭 강화 된다"며 "정책 변수와 원자재값 인상 등을 고려하면 올해 지난해 대비 20~30% 가량 공사비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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