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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창출·육아수당 확대… 지역 인구소멸 벗어날 것" [로컬 포커스 자치단체장을 만나다]

김기섭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17 18:11

수정 2024.01.17 18:11

'글로벌 강원' 도약 나선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내일부터 열려
"모든 준비는 끝났다… 노쇼 방지 총력"
CES2024 참관, 미래산업 전략 구상
"첨단산업 투자로 글로벌도시 만들 것"
특별자치도 출범후 인프라 구축 노력
"산단 조성으로 제조업 비중 2배 확대"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가 2024년을 '글로벌 강원'으로 도약을 위한 시발점으로 삼았다. 김 지사가 최근 가진 인터뷰에서 글로벌 미래산업 도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원특별자치도 제공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가 2024년을 '글로벌 강원'으로 도약을 위한 시발점으로 삼았다. 김 지사가 최근 가진 인터뷰에서 글로벌 미래산업 도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원특별자치도 제공
【파이낸셜뉴스 춘천=김기섭 기자】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가 '글로벌 강원'으로 도약을 위한 첫 단추를 채우고 있다. 김 지사는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오는 19일 개막하는 2024년강원청소년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우선 마쳤다.
2024강원청소년동계올림픽에는 전세계 80여개 국가 1만5000여 명의 선수 및 선수단이 참가한다. 다음 달 1일까지 강원 평창군·강릉시·정선군·횡성군 등 강원도 내 4개 시·군에서 대회가 열린다. 김 지사는 이번 대회를 통해 강원도 겨울의 아름다움을 전세계에 알릴 기회를 잡았다.

김 지사는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의 파행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더 철저하게 준비했다고 수차례 밝혀왔다.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대회의 성공 개최를 위해 지난해 10월 경기장 시설 보수 공사를 모두 마쳤다. 33만장의 경기관람 무료티켓도 이미 예약됐다. 개막식은 지역간 다툼을 없애고 강릉과 평창, 두 곳에서 동시에 연다. 강원청소년동계올림픽 준비를 미리 마친 김 지사는 강원도의 미리 먹거리 찾기에도 분주히 뛰어다녔다. 반도체 산업 유치를 추진중인 김 지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최근 폐막한 세계 최대 규모 국제전자소비재박람회인 'CES 2024'에 참가해 강원도의 미래산업 글로벌 전략을 벤치마킹했다. 강원도의 첫 CES 참가였다. 김 지사는 내년 CES 2025에 강원특별자치도관 개설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또한 김 지사는 이번 미국 방문기간에 반도체, 바이오, 미래모빌리티 등 도 핵심 미래 산업의 성장 추진 전략을 구체화하고 강원특별자치도의 미래 비전과 정책을 글로벌 시장에 널리 알렸다. 2024년이 어찌보면 강원도 글로벌화의 전화점이 되는 시기가 되는 셈이다.

―19일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대회가 개막된다. 준비는 마쳤는지.

▲모든 준비는 사실상 다 끝난 상태다. 강릉종합운동장 1층에 별도 설치된 강원자치도 종합상황실에 인원을 30명으로 대폭 늘려 본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저도 개최에 맞춰 현장에 가서 지휘할 생각이다. 현재 예매율이 목표를 넘어서 33만장 넘게 판매됐다. 25만명의 목표 관람객 중 노쇼 방지에 좀 더 신경을 쓰겠다.

―취임 1년 6개월이 지났다. 성과와 아쉬운 점을 말 해 달라.

▲지난해 강원특별자치도가 출범했다. 영동, 영서 할 것 없이 도민 모두가 상경해 삭발, 천막농성 끝에 강원특별법이 통과됐고 강원특별자치도가 출범할 수 있었다. 덕분에 영동지역 주민들의 10년 숙원인 강원특별자치도청 제2청사가 강릉에서 개청했다. 도지사가 16번 바뀌고 8번의 삭발투쟁, 3번의 행정심판, 4번의 행정소송, 눈물의 41년 기다림으로 마침내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착공식이 열렸다. 반면 도민들이 기대하는 만큼 2024년도 예산이 풍족하지 않다. 1조 원의 빚과 함께 도정을 인수받았기 때문에 갚아 나가면서 일을 해야 한다. 그럼에도 사상 최고 수준인 9조5000억원의 국비를 확보했다. 올해는 긴축재정 기조를 유지하겠지만 긴축재정이라고 해서 수도꼭지는 꽉 틀어막고 살은 무조건 다 빼야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미래산업, 복지 등 정말 필요한 곳에 쓰기 위해 다른 곳에 있는 군살 빼는 작업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

―강원미래에 대한 로드맵이 확고해진 것 같다. 미래 구상을 밝혀달라.

▲지난해 6월11일 강원특별자치도가 출범할 때 '미래산업 글로벌도시'라는 비전을 제시했고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미래강원 2032' 발전 전략을 최근 완성했다. '미래강원 2032' 발전 전략에는 민선8기 3대 도정목표 실현과 특별자치도 특례를 활용한 2032년까지의 기본구상이 포함됐다. 주요 내용은 DMZ생태, 스마트 휴양도시, 고원 웰니스, 글로벌 관광도시, 해양설악벨트 등 5대 관광벨트 조성을 통한 글로벌 관광도시 도약과 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모빌리티, 친환경 에너지, 접경지역 산업 등 5대 첨단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통한 미래산업 글로벌 도시 도약, 사통팔달 교통망 구축을 통한 수도권과 1시간대 교통망 완성이다. 특히 3대 도정목표 중 하나인 지역내총생산 100조원 달성을 위해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을 통해 제조업 비중을 기존 10%에서 20%로 확대시킬 계획이다.

―취임 이후 경제분야의 약진이 두드러진 반면 인구소멸에 대한 걱정은 커지고 있다. 복안이 있다면.

▲수도권으로 인구가 집중되는 이유는 일자리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보다 좋은 일자리, 보다 윤택한 삶을 위해 수도권으로 이주하고 있음에도 강원도는 산업화 시대의 변두리에만 위치해 있었다. 앞으로 강원특별자치도는 반도체, 바이오, 미래차, 친환경 에너지 등 첨단산업에 과감히 투자해 기업이 들어오고 사람이 넘쳐나는 미래산업 글로벌도시로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경제분야에서만 국비 1조859억원을 확보했다. 특히 인구 유입을 위해 올해부터 육아 기본수당을 5세까지 확대했다. 도내 대상 아동 3만6000명에게 1706억원이 지급될 예정이다. 아동수당과 부모급여 등을 합하면 아이 한명 당 8년 동안 9179만원이 지원되고 연봉으로 따지면 1147만원을 지원받는 셈이다.

―강원도의 출산양육 정책이 효과를 보고 있나.

▲강원특별자치도는 전국 출생아 수 감소폭이 12.8%로 전국 지자체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만 8세 미만까지 육아기본수당, 첫만남 이용권, 부모급여, 아동수당, 다자녀 특별우대 카드, 대학등록금 지원사업 등 다양한 출산양육 정책이 힘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바둑에서 쓰이는 '아생연후살타(我生然後殺他, 내 돌을 먼저 살리고 상대의 돌을 잡는다는 뜻 )'라는 격언을 떠올렸다. (강원도민 가족부터 챙겨야 도가 발전한다.) 저도 올해는 가족 특히 아내와 시간을 많이 보내는 노력을 하려고 한다. 제가 아들만 둘인데, 재작년에 큰아들을 장가보내고 나니 허전한 마음이 많이 들었다.
더 늦기 전에 식구들과 많은 시간을 갖고 잘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젊은이들이 도내 좋은 대학을 나오고도 일자리가 마땅치 않아 서울로 떠나는 것이 현실이다.
젊은 커플들도 생이별, 부모님하고도 생이별인데 가족끼리 오순도순 사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제가 '반도체다, 글로컬 대학이다'하며 강원특별자치도에 사람이 넘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도 다 이 때문이다.

kees26@fnnews.com 김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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