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경제단체

중동 확전·양안 갈등·북한 도발… 국내외 정세 격랑속으로 [거세지는 지정학적 리스크]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17 19:19

수정 2024.01.17 19:19

후티반군 홍해 무역길 위협 지속
美 택한 대만에 中 무력시위 우려
다보스에선 北 위협 거론되기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16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을 방문한 최선희 북한 외무상을 만나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최 외무상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초청으로 15∼17일 러시아 방문일정을 소화한다. AP스푸트니크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16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을 방문한 최선희 북한 외무상을 만나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최 외무상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초청으로 15∼17일 러시아 방문일정을 소화한다. AP스푸트니크연합뉴스
지정학적 리스크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전쟁을 하고 있는 가운데 이란이 파키스탄과 이라크 등에도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면서 전쟁위기가 중동으로 확산됐다.
여기에 대만 대선에서 독립·친미 성향의 라이칭더 후보가 총통으로 당선되면서 중국과의 긴장구조가 확대됐고, 북한은 연일 전쟁위협을 하고 있다.

■중동으로 확대된 전쟁 위험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이란이 중동지역 내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이란은 이날 미사일과 드론을 동원해 국경에서 가까운 파키스탄 서부 발로치스탄을 거점으로 하고 있는 수니파 이슬람 무장단체 자이시알아들을 공격했다. 이번 공격으로 어린이 2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 외교부는 이번 공격에 대해 "파키스탄의 주권을 침해한 것으로, 절대 용납할 수 없으며 심각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아파 이슬람교가 주류인 이란은 자이시알아들이 이란 동부 시스탄-발루치스탄주의 발로추 민족인 수니파 소수를 분리시키려 하는 것으로 의심해왔다. 자이시알아들은 지난달 이곳에서 발생한 경찰서 공격도 자신들 소행이라고 밝혔으며, 이에 이란 내무장관은 대응을 예고해왔다. 소수민족인 발로추는 양국에 걸쳐 거주하고 있다.

이란은 이날 또 관계가 긴밀한 이라크와 시리아에 대해 테러에 대응한다는 이유로 공격했다. 전날에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가 이라크 에르빌의 쿠르드족 시설이 이스라엘 첩보기지라며 전략미사일을 발사했으며, 시리아 내 수니파 이슬람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 목표물을 향해 미사일 4발을 쐈다.

이처럼 이란은 자국 내에서 발생한 테러를 미사일로 대응한다고 하지만 NYT는 지역 사태가 최소 5개국으로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후티반군의 공격, 美 FTO로 재지정

이란은 공식적으로는 확전을 경계한다면서도 예멘 후티반군 등 대리 무장세력을 이용, 미국 등 서방과 소규모 충돌을 이어왔다.

후티반군은 이날 홍해에서 몰타 국적 그리스 소유 화물선을 미사일로 공격했다.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몰타 국적의 그리스 소유 벌크선 '보그라피아'호가 홍해 북쪽 방향으로 이동하던 중 미사일에 피격됐다.

후티반군은 지난해 11월부터 홍해에서 이스라엘과 연계된 민간 상업용 선박을 공격하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홍해에서 미군 구축함을 겨냥해 순항미사일을 발사했고, 15일엔 오만만에서 미국 소유 화물선에 타격을 입혔다.

후티반군이 홍해에서 지나가는 상선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이어가자 미국은 이날 예멘 내 전략미사일 시설에 대한 3차 공습을 감행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날 후티반군을 3년 만에 외국테러단체(FTO)로 다시 지정하고 자금줄 차단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칭더 당선으로 긴장 심화된 양안

아시아에서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대만 대선에서 친미·독립 성향의 라이칭더가 총통에 당선되면서 긴장 관계가 심화된 것이다. 일부에서는 중국이 라이칭더 당선인이 총통에 취임하는 오는 5월까지 군사훈련 등을 명분으로 대규모 무력시위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무력뿐 아니라 공개적 입장을 통해서도 압박하고 있다.

천빈화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소 판공실 대변인은 17일 정례브리핑에서 "'평화통일'과 '일국양제'는 대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본방침"이라며 "평화로운 방법으로 통일하는 것은 대만 동포를 포함한 중화민족 전체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만은 중국의 일부로 중국 정부는 통일과 주권, 영토 보전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취할 권리와 책임이 있다"고 강조하며 무력 사용 가능성을 경고했다.

한편 북한도 최근 대남 위협과 도발 수준을 높이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상황 등뿐만 아니라 북한과 같은 다른 위협에 대해 걱정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fnSurvey